생활속 바짝 다가선 "나노기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08 오전 11:44:00
1959년 12월 미국의 한 물리학회에서 캘리포니아공대 리처드 파인만 교수는 전세계의 모든 정보를 200
분의 1인치 크기의 정육면체에 기록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며 분자 크기의 기계를 개발하자고 제안
했다. 그러나 대다수 참석자들은 그저 몽상가의 꿈이나 농담 쯤으로 돌렸다. 그러나 파인만 교수는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탔으며 현재는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1나노분자크기
의 초미니 항암 나노폭탄(Nanogenerator)이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나노는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
는 것이다.


◇나노의 정의와 역사=나노(Nano)는 희랍어로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을 의미하는 접두어다. 나노미터(nm)의 크기란 머리카락 굵기의 8만분의 1이다.


나노기술이란 nm(10-9~10-7m) 범위에서 특유의 기능을 갖도록 구조체를 만들고 이를 재료, 소
자, 공정 등에 응용하는 기술로 양자역학이 적용된다. 파인만 교수의 예언 뒤 1981년 IBM 연구원인 비
닝과 로흘러가 주사형터널통과현미경(STM)을 발명하면서 원자 및 분자 수준으로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
이 제시된데 이어 1985년 전자 하나하나를 제어할 수 있다는 SET가 개념화됐다.


1990년 IBM의 에이글러 박사가 STM의 금속탐침으로 극저온에서 원자 하나하나를 움직여 배열하는데 성
공, 상온에서도 원자나 분자를 마음대로 움직여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론상으로는 공기
의 탄소를 모아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길도 열린 셈이다.


혈관이동 치료로봇등 개발될것◇미래의 나노기술=미국의 댈러스비즈니스저널은 나노기술 발달로 5년 뒤
면 특정 세포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으며, 20년 안에 원자·분자 단위의 조작이 가능해지고 환경에 따
라 변하는 지능형 페인트가 개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50년 안에 혈관을 돌아다니며 치료하는 나노
로봇이 만들어지고 50년 뒤에는 장기가 손상된 채 냉동된 인간이 나노기술로 만든 인공장기 덕으로 되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1,000년 내라는 전제이지만 인간복제기술과 접목하면 모습은 물론 생
각까지 똑같은 복제인간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유타대 연구팀도 박테리아의 편모운동을 모방해 신체의 화학반응만으로 혈액 속을 돌아다닐 수 있
는 초소형 잠수함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또 원자나 분자를 마음대로 움직이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의 합성은 물론 그 합성물을 조작해
필요한 용도에 맞는 성질로 만들어내는 맞춤재료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언젠가는
원자를 하나하나씩 모아 DNA와 단백질을 합성하고 이를 다시 생명체로 합성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
의 믿음이다.


이미 나노기술은 고집적 반도체 소자, 동영상 휴대폰, 고기능성 소재, 신약, 유전자조작 등 셀 수 없
이 많은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1991년 발견된 탄소나노튜브는 실리콘을 대신할 차세대 반도체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종이에 벌
집 무늬를 그린 뒤 둥글게 말아 만든 형태로 서울대 임지순 교수가 탄소나노튜브의 여러 가닥이 별도의
공정없이 곧바로 반도체가 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가 대량생산되
면 지금보다 기억용량이 1만배는 큰 반도체칩을 만들 수 있다.


10년내 시장규모 1조달러 돌파예상◇치열한 경쟁=10년 안에 나노시장이 1조달러를 넘어서리라는 예상
이 지배적이다. 당연히 나라마다 나노 기술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0년 1월 나노를 정보통신 및 바이오와 함께 21세기 3대 중점연구과제로
선언했다. 그는 1?정육면체에 미국 국회도서관의 모든 장서를 저장할 수 있는 초고밀도 메모리, 미량
의 환경오염물질까지 제거하는 기술 등을 20년내 실현가능한 대과제로 내세웠다.


일본은 2000년 12월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세우면서 나노를 중점 육성분야로 선정한데 이어 미국과의 경
쟁에서 우위에 있는 소자나 재료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의학이나
생물학과 관련된 나노 바이오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 7월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한 뒤 지난달 27일 ‘나노기술개발촉진법 시행령’
을 공포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노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부문에서는 이미 핵심특허에서 삼성
이 IBM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선두에 올라섰다.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장은 “10년, 20년 후에는 정보, 의료, 군사, 농업 등 모든 곳에서
나노 기술을 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노기술의 활용


우리 곁에는 벌써부터 나노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알게모르게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은입자 코팅기술로, 항균·살균 기능이 뛰어난 은을 나노 수준으로 입자화해 제품표면에 코
팅하거나 재료에 섞어 세균이나 곰팡이의 서식을 막는 방법이다. 올해 초부터 나노기술을 적용한 냉장
고와 에어컨,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또 유아용품 업체들도 기능성
젖병, 장난감, 마스크, 기저귀, 양말 등을 선보였다.


화장품은 나노기술이 쓰이는 또 다른 분야. 생리활성 물질을 머금은 나노 구조체는 크기가 피부 세포
의 간격보다 작기 때문에 피부에 쉽게 흡수된다. 현재 색조 및 기초화장품, 자외선 차단제, 기능성 헤
어샴푸 등 화장품 전품목에 걸쳐 나노기술이 쓰이고 있다.


자동차메이커들도 합금보다 훨씬 가볍지만 10배나 단단한 나노소재로 자동차 범퍼를 시험제작하고 있으
며 나노페인트를 사용해 균일하면서도 잘 벗겨지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또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는 특
수한 나노 물질을 발라 전자파를 흡수함으로써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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