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이틀째, 몰려오는 졸음과의 전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2-02-08 오후 2:27:00
“아저씨, 지금 졸았지? 졸은 거 맞지?” 그새 또 순간적으로 깜박 졸았던 모양입니다. 동료 여직원 하나가 지나가다가 그런 내 모습을 보고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이렇게 호들갑스레 캐묻는 걸 보니 말입니다.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 지 이틀째, 나는 정말 엉뚱하게도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졸음과 힘겨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은 담배를 단 한 모금이라도 피워보고 싶어하는 흡연욕이나, 심한 갈증과도 같은 금단증상에 시달릴 것이라는 거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과는 달리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졸음’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최대의 난적으로 등장한 겁니다. 그 증세가 얼마나 심한고 하니, 사무실 의자에 엉덩이를 걸친 상태에서 단 몇 초 정도만 긴장을 늦추고 앉아 있었다 싶으면 다음 순간 거의 어김없이 내 몸과 마음은 졸음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졌다가, 머리가 툭하고 떨어지는 느낌에 깜짝 놀라 깨고, 다시 졸다가 또 깜짝 놀라 깨고를 반복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때론 정신을 바짝 긴장시킨 채 '졸면 안돼, 졸면 안... 돼...'하고 주문(?)을 외우다가 그만 졸아버리기도 하고 있을 정도니,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천만다행하게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조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별로 들키지 않은 걸로 보이는데, 만일 이런 식으로 금단증상이 계속될 경우 근무시간에 꼬박꼬박 졸다가 한 번 된통 걸려 크게 망신을 당하게 되는 것이나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제발 그런 일만큼은 없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담배를 끊는 것과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졸음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되, 어쨌거나 그같은 부작용만 제외하면 이틀째인 오늘까지 나의 담배 끊기 노력은 비교적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간혹 밥을 먹고 난 뒤 무의식중에 흡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가 멋적게 뒷통수를 긁적이며 돌아서게 된다든가 하는 식으로 오랜 세월 동안 담배를 피우며 익힌 생활습관들 때문에 마치 헛손질을 한 듯한 허전함과 곤혹스러움 등을 맛보게 되곤 하지만, 이제 차츰 담배를 피우지 않는 새로운 생활 패턴 속에서의 생활습관 또한 자연스레 몸에 익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처음엔 그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었지만, 이제 나는 담배를 끊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지금 나는 지난 17~18년 동안 결코 만만치 않은 부피와 무게로 내 삶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있었던 담배의 자리가 차츰 공백으로 비워져나가고 있음을 느끼며, 이제 그 공백을 무엇으로 충만하게 가득 채워 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너무 성급한 고민일까요?   이 글은 2002년 2월 2일 OhmyNews의 "사는 이야기" 코너의 글을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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