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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을 해보면 발 밑에 푹신하게 밟히는 낙엽.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마구 떨어져 내린 낙엽들이 카펫처럼 겹겹이 쌓여 온통 산을 뒤덮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낙엽을 손으로 긁어모아보면 그곳에는 작은 나뭇가지, 솜털처럼 뭉쳐 있는 동물의 털, 솔방울, 도토리 등과 같은 각종 유기물들이 잔뜩 섞여있음을 알게 된다.
쌓인 낙엽을 보다 더 깊숙이 파 뒤집어보면 황금색으로 물든 낙엽보다 더 귀한 검정색 흙이 만져진다. 산 속의 각종 유기물이 잘 썩어 형성된 검정색 토양. 산 속의 이 검은 부엽토는 자연이 가져다 주는 고귀한 선물인 셈이다.
이 기름진 토양은 굳이 산에서 퍼오지 않아도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산에서 형성된 것과 같은 부패 과정을 통해 일반 가정의 뒤뜰에서도 똑같이 유기물질이 풍부한 기름진 토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온통 아름답게 물들였던 단풍잎이 지고, 이제 진땀을 흘리며 낙엽을 치우는 가정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처럼 애써 긁어모은 낙엽을 쓰레기 취급을 하며 내다버리기보다 뒤뜰에 모아두었다가 퇴비로 만들거나 보다 기름진 토양을 만드는데 요긴하게 쓰는 것은 어떨까.
낙엽은 훌륭한 천연 비료와 뿌리 덮개가 된다. 떨어진 낙엽을 긁어모았다가 약 2∼3인치 두께로 동면에 든 식물 위에 덮어주거나, 퇴비로 만들어 흙에 섞어주면 화초에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화초 재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기물질을 부식시켜 만든 퇴비가 얼마나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 정원 가꾸기에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유기물질 중에서도 주변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낙엽은 화초를 재배하는데 여러 가지로 요긴하게 사용된다. 즉, 긁어서 화단을 덮어주면 화초가 겨울을 나도록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썩혀서 퇴비로 만들어 흙에 뿌려주면 기름진 흙을 만들 수 있다.
겨울 화단을 보호하기 위해 낙엽을 덮어줄 때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잘게 썰어서 덮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부패 속도가 빨라져 봄이 올 때 쯤이면 형체가 없어질 정도로 완전히 썩기 때문이다. 이처럼 잘게 썬 낙엽도 그냥 덮어주지 말고 흙과 함께 잘 섞어 덮어주면 추운 날씨에 흙이 어는 것도 막아준다.
낙엽은 연약한 다년생 식물이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뿌리 덮개로도 사용할 수 있다. 뿌리 덮개로 쓸 낙엽도 미리 잘게 썰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잘게 썰지 않고 큰 낙엽을 그대로 덮어주면 젖었을 때 뭉쳐서 흙을 짓눌러 보호해야할 화초를 오히려 질식하게 할 우려가 기 때문이다.
낙엽을 뿌리덮개로 쓸 때는 연약한 다년생 식물이 몇 차례 단단히 언 후에 3∼6인치 정도 두께로 덮어주어야 한다. 뿌리를 덮어주는 것은 결국 식물의 동면을 돕기 위한 것이므로, 지면이 완전히 얼고 화초가 동면 상태에 들어간 후에 해 주어야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뿌리덮기 시기는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가 무난하다.
낙엽을 잘게 썰 때는 잔디깎는 기계를 최대한 응용하는 것이 좋다. 즉 잔디밭에 쌓인 낙엽위에 잔디깎기를 작동해 돌리면 낙엽이 기계를 통과하면서 잘게 썰어진다. 다만 메이플이나 플라타너스와 같이 큰 잎사귀들은 한번에 충분히 잘게 잘라지지 않으므로 여러 차례 기계에서 돌리도록 한다.
낙엽을 가장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썩혀서 퇴비로 만드는 것이다. 집집마다 낙엽이 마당에 잔뜩 쌓이는 요즘이 퇴비를 만들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낙엽이 썩어서 퇴비가 되는 과정은 간단하다.
자연에 분포되어있는 무수한 미생물이 낙엽과 같은 유기물에 침투해 이를 먹어치운 뒤 배설물을 남김으로써 퇴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연상태에 서식하는 미생물 중에는 깎은 잔디나 잎사귀처럼 질소 성분이 풍부한 녹색식물을 먹는 미생물이 있는가하면, 건조하고 고동색을 띠는 가을 낙엽처럼 탄소성분이 풍부한 식물을 먹는 미생물도 있다.
그러므로 낙엽을 모아 퇴비를 만들 때는 푸른 잎사귀도 함께 섞어주면 훨씬 기름진 퇴비를 얻을 수 있다. 푸른 잎사귀를 구할 수 없을 경우에는 질소비료나 질소 성분이 풍부한 소, 말, 염소, 닭의 배설물 등을 섞어주어도 좋다.
퇴비를 만들 때 가장 염려가 되는 것은 악취 문제. 그러나 잘 만들어진 퇴비더미는 악취가 나지 않아야 한다. 퇴비에서 악취가 나는 것은 습기가 너무 많거나 공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므로, 일주일에 한번 정도씩 주기적으로 퇴비 더미를 잘 뒤집어줌으로써 악취를 예방할 수 있다. 퇴비 부패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저어주면 열도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기를 충분히 공급함으로서 부패 기간 또한 단축할 수 있다.
정원에서 나온 쓰레기, 즉 낙엽, 잔디 깎은 것, 잡초 뽑은 것 등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퇴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빨리 퇴비를 만들고 싶을 때는 유기퇴비 촉진제를 섞어줄 수도 있다.
퇴비 재료 중 가장 좋은 것은 낙엽과 깎은 잔디, 나무 가지친 것, 채 수확하지 않은 채소나 마른 화초 등으로, 이런 것들은 잘게 썰 필요 없이 그대로 퇴비 더미에 섞어 넣어도 된다.
소나무 역시 훌륭한 퇴비재료가 되지만 솔방울은 썩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별도의 더미를 만들어 따로 만드는 것이 좋다.
플라타너스 잎은 그대로 썩히기에는 너무 크므로, 잔디 깎는 기계를 이용해 잘게 썬 뒤 퇴비 더미에 넣어주면 된다.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 찌꺼기 또한 좋은 퇴비재료다. 과일 껍질이나 채소 다듬은 것, 계란껍질, 커피 찌꺼기, 옥수수 줄기 등은 모두 훌륭한 퇴비 재료다.
다만 음식 찌꺼기를 퇴비에 섞어 넣을 경우 밤에 짐승들이 몰려들 수 있으므로 속에 깊숙히 집어넣어야 한다.
또 음식 찌꺼기를 섞으면 부패 과정에서 악취가 풍길 수 있으므로 이웃집과 인접한 곳에 퇴비 더미를 쌓아놓아야 할 경우에는 음식 찌꺼기는 섞지 않는 것이 좋다.
깎은 잔디 역시 부패되면 질소 성분이 풍부한 퇴비가 되지만, 별도의 퇴비로 썩히기보다는 잔디밭에서 그대로 썩도록 놔두는 것이 좋다.
잔디를 깍을 때 잔디가 3분의1 이상 잘리지 않도록 유의하고, 잘린 부분은 잔디밭에 그대로 놔두면 잔디밭에 질소성분을 되돌려주게 된다. 퇴비더미에 넣어 부식시킬 경우에는 다른 재료들과 잘 섞어주지 않으면 단단한 매트를 형성해 벌레가 몰려들 수도 있다.
퇴비 더미는 물을 자주 뿌려 습기를 유지해야 악취도 덜하고 부패도 빠르므로, 수돗물에서 가까운 곳에 만드는 것이 좋다.
또 퇴비 더미가 마르지 않도록 그늘진 곳이 좋지만 만약 마땅한 장소를 마련할 수 없다면 퇴비 더미를 방수천으로 덮어 습기가 달아나지 않도록 하고, 자주 마르지 않도록 점검하도록 한다.
일부 낙엽 중에는 퇴비 재료로 적당하지 않은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병든 잎이나 살충제를 뿌린 잎들은 화초에 득이 되기보다는 해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이같은 낙엽은 미리 잘 골라내야 한다.
개나 고양이 배설물, 석탄재 (숯을 태운 재는 적은 양을 퇴비더미 속에 넣어도 무난하다), 기름덩어리 등도 퇴비에는 좋지 않다.
낙엽의 종류에 따라 해로운 것도 있다. 가장 주의할 것은 호두나무 잎. 호두나무 잎에는 일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따라서 채소를 위한 퇴비나 뿌리덮개로 낙엽을 사용할 때는 호두나무 잎이 섞여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퇴비더미는 항상 축축해야 하지만 너무 젖어있으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부패 작용을 도와주는 미생물이 물에 질식해 죽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패 과정에서 퇴비 더미의 내부온도는 화씨 1백40도 정도 되어야 하며, 손을 집어넣어 보았을 때 따뜻한 느낌이 날 정도여야 한다.
완성된 퇴비를 토양에 뿌려주면 퇴비 속의 유기성분이 물을 잘 흡수해 영양분을 간직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비료성분이 보다 효과적으로 스며들도록 도와준다.
잘 썩은 퇴비는 부식과정에서 온도가 꽤 높아지므로 잡초가 번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토마토나 호박 씨앗은 어떤 환경에서도 싹을 잘 틔우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뜻밖에 토마토나 호박 싹을 얻는 행운을 갖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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