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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은 생선 요리를 평가할 때 소스의 맛이나 요리의 기술보다는 생선의 신선도를 더 중시한다. 요리의 기술은 생선의 선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신선한 생선일 때에는 최소한의 요리 기술인 자르는 것만으로 족하다. 이렇게 요리된 것이 바로 사시미이다. 가장 신선할 때는 날로 먹고, 날로 먹을 정도가 되지 못할 때는 굽고, 구워서도 먹을 수 없을 때 끓이거나 조리는 것이다.
일본 요리는 이처럼 요리법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에 결국은 생선을 어떻게 잘라서 아름답게 담느냐에 따라 요리사의 솜씨가 결정된다. 그래서 사시미를 치는 일만은 요리장(料理長)이 직접 한다. 스시는 초밥으로 그 재료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 나라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김초밥이나 유부초밥, 또는 오이나 생선을 초밥에 넣고 김으로 만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역시 초밥은 생선초밥(니기리즈시)이 으뜸이다. 생선초밥은 어떤 생선을 재료로 썼느냐에 따라 맛이 다양해진다. 스시는 원래 오늘날 우리들이 먹는 것과는 달랐다고 한다. 어패류를 쌀이나 조와 같은 전분 속에 담가 자연 발효시켜 여기서 생긴 유산으로 부패 멈추게 한 보존 저장법의 하나였다. 우리 나라에서 생선젓을 '식해'라고 부르는 지역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 일본의 본래스시와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스시는 술안주나 반찬으로 생선만을 먹는 것이었다.
요사이도 일본 시가현의 붕어초밥이나 기후현 근방의 은어초밥 같은 것은 나레즈시 또는 '구사리즈시라하여 스시의 옛 모습을 보여 준다. 나레즈시는 쌀의 전분이 가지고 있는 발효력을 이용하여 생선을 밥 사이에 넣고 압축시키거나 무거운 돌 같은 것을 올려놓아 만든 것인데, 특이한 냄새 때문에 보통 사람은 먹기 힘들다.
스시의 역사에서 일본 중세 후기인 무로마치시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발효 기간을 단축시켜 밥과 함께 먹는 생선초밥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시대가 끝날 무렵인 16세기 후반쯤 되면 쌀이 널리 보급되면서 식초도 확산되어 굳이 쌀의 자연 발효를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흰밥에 식초를 섞고 생선을 끼워 놓으면 그것만으로 발효가 되기 때문이다. 초밥에 은어나 중치 전어를 끼워 넣고 눌러 놓은 채 하룻밤만 재면 되는 것이다. 속성 스시라하여 하야즈시,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진다하여 이치야즈시, 눌러서 만든다하여 오시즈시라고도 했다. 이제는 부식으로서 생선만 먹는 스시가 아니라 주식으로 먹는 생선초밥이 된 것이다.
이 같은 초밥은 본래 교토나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관서 지방에서 유행했다. 지금의 도쿄인 에도에서 초밥집이 독립해서 영업을 시작한 것은 1680년대였다. 처음엔 생선과 야채를 잘게 썰어 넣고 비벼 먹는 비빔초밥(회덮밥)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18세기 후반에는 사사마키라 하여 네모지게 자른 초밥을 넓은 조릿대나무 잎에 만 것이 명물이 되었다. 조릿대나무 잎으로 말아 두면 밥이 굳지 않고 생선도 변색되지 않는다고 한다.
요즈음의 대표적인 생선초밥인 니기리즈시가 등장하게 된 것은 1810년경이다. 에도의 한 초밥집에서 하야즈시를 개량하여 와사비를 넣고 새우나 중치 전어를 재료로 개발한 것이다. 니기리즈시는 오시즈시와는 달리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즉석 초밥이다. 와사비는 본래 해독제로 쓰인 것인데, 그 매콤한 맛과 향기가 스시의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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