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사이언스파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5:00
싱가포르의 IT 육성 정책을 한눈에 알게 하는 곳이 바로 꿈의 첨단산업 단지인 '사이언스 파크(Science Park)'이다. 싱가포르 남서쪽 주롱반도 한 켠에 자리잡은 사이언스 파크에 들어서면 우선 '제대로 찾아온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7만여 평에 달하는 공간전체가 첨단산업 단지라기 보다는 관광을 위해 꾸며놓은 아름다운 열대정원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깨끗한 도로 좌우로 야자수 등 열대수종이 늘어서 있고 넓은 잔디밭에 사이로 물이 흐른다. 이 열대정원 곳곳에 초현대식 디자인의 건물들이 조화롭게 흩어져 있다. 누구라도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탄성이 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1, 2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사이언스 파크의 지리 안내판을 보면 다시 한번 놀란다. 공동연구소, 법률회사, 비즈니스 스쿨, 회계·경영 컨설팅 센터, 스포츠 센터, 벤처캐피탈 소개소, 식당, 탁아소, 병원, 은행, 편의점, 영화관, 렌터카.. 심지어 입주 연구소나 기업의 근무환경을 개선해주는 건물 리노베이션 서비스까지 있다. 모든 것을 단지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자급자족형 타운이자 연구-투자유치-창업-경영관리가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아시아 첨단기술의 메카를 목표로 개발해 1982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사이언스 파크에는 현재 엑슨, 실리콘 그래픽스, 소니 등 다국적기업과 싱가포르 첨단벤처 등 300여개사가 주로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있다. 역시 IT업종이 절반을 넘는다. 가장 큰 자랑은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 등 굴지의 기업과 연계된 벤처창업보육소인 이노베이션 센터다. 이노베이션 센터와 사이언스 파크는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과 함께 협력해 기술을 개발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1966년 아시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통신기업 전용의 R&D센터인 텔레테크 파크도 사이언스 파크의 명물이다. 사이언스 파크에는 주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전문 인력 7,000여명이 활약하고 있는데 중국인 인도인 말레이시아인 미국인 유럽인 등 각양각색이다. 이들끼리의 각종 동호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일상적인 교류 속에서 연구·개발의 난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재능을 가진 젊은 인재들에게 이제는 한나라에 대한 충성심만을 요구하기는 어려운 시대이니 만큼 인재가 머물 공간과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싱가포르의 인재 육성 및 유치정책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장인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모두 29억 달러를 투입해 사이언스 파크와 주변의 국립 싱가포르 대학, 난양 공대를 하나로 묶는 '사이언스 허브(Science Hub)'도 조성할 계획이다. ◇ 세계를 겨냥한 '교육열' 싱가포르가 IT 등 첨단분야의 중심지로 성공하는데는 교육의 힘이 크다. 국제 교육성취도 평가협회(IEA) 주최로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대만 등 38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과학 성취도 분석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교육에 많은 투자한다. 싱가포르의 교육열과 입시전쟁은 유명하다. 재수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국립 싱가포르 대학에 낙방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미국·영국·호주의 대학 모집광고가 입시철 뒤에는 싱가포르 신문에 널리 실릴 정도다. 이미 각급 학교에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2002년부터는 완전해 새로운 입시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A-level'로 불리우는 대학입시를 ▲사고력 ▲정보기술 ▲창조력과 독자적 학습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전체 시험이 단순한 사실암기 문항에서 자료를 제공하고 가치판단과 비판적 사고가 담긴 긴 에세이를 쓰는 식으로 바뀐다. 이미 영어가 공용어이고 입시 문제를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출제하고 채점하고 있지만, 추가로 미국 수학능력시험은 SAT를 싱가포르의 지원대학에서 치러야만 한다. 미국 중심의 국제화에 대한 적응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생물 과목에 생명공학과 환경생물학을 추가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21세기를 겨냥해 새로운 학문 분야를 체계화시키겠다는 의미이다. 화학에는 열역학이 새 선택 과목을 추가됐다. 또 컴퓨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지도 사진 표 그래프 등을 문제에 활용하게 된다. 학생들의 공부부담이 너무 늘어난다는 학부모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지만, 싱가포르 교육부는 학생들의 지식기반경제에 대비시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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