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미국적인 칵테일 '마티니', 다시 인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미국 도시 지역에서 마티니를 중심으로 한 칵테일 문화가 되살아나고 있다. 1920년 금주령 이후 가정을 중심으로 서서히 번지기 시작한 칵테일 주에서 가장 미국적인 칵테일로 일컬어지는 마티니는 얼음 덩어리와 함께 진이나 보트카를 넣어 힘차게 흔든 뒤, 버무트를 한두 방울 섞은 칵테일이다. 올리브가 담긴 삼각형 모양의 유리잔으로 쉽사리 구별되는 이 마티니는 1930년대부터 할리웃이 만들어 낸 은막의 대스타들에 의해 멋과 세련미, 고상함의 상징으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더해가다가 1950년대에 이르러 그 유행이 절정에 달했었다. 그 당신 만들어진 영화 중에서 '더 신 맨(The Thin Man)'에서는 사립탐정으로 분한 윌리엄 파웰과 그의 고객으로 등장하는 모린 오설리반이, 1957년에 개봉된 내 사랑 고드프리(My Man Godfrey)'에서는 데이빗 니븐이 영화 속에서 마티니를 마시는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험프로 보가트, 제임스 본드로 활약한 젊은 시절의 숀 코너리, 베티 데이비스, 젊은 시절의 프랑크 시내트라 등이 마티니를 대중문화 속에서 유생시킨 은막의 스타들이었다. 19세기에 탄생 이처럼 20세기 미국대중문화의 상징의 하나로 부상한 마티니는 배우뿐만 아니라 프랭클린 루즈밸트와 윈스턴 처칠과 같은 정치적 지도자들, 어네스트 헤밍웨이 등과 같은 문학의 대가 역시 가장 즐겨 마셨던 칵테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20세기 중반의 미국 대중문화를 휩쓸었던 마티니 열풍은 1960년대 들어 대중의 기호가 보다 캐주얼한 라이프 스타일로 바뀌면서 시들기 시작, 1970년대에 들어서는 거의 유행의 뒷골목으로 자취를 감추어 갔다. 그러다가 과소비 풍조와 함께 많은 것이 좋다는 식의 1980년대 물량 중심 소비풍조를 지나 양보다 질을 찾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마티니는 서서히 복고바람을 타고 되돌아오기 시작,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면서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도시의 청장년층 사이에서 마침내 다시 '마시는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거센 마티니 복고 열풍에 맞추어 미 전역의 도심 지역에서는 시가, 라운지 뮤직, 그리고 스모킹 재킷을 갖춘 마티니 바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미국에서 마티니는 마시기 위한 술이라기보다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여진다. 영화나 각종 예술작품에서 그려지고 있듯이 마티니는 비밀요원이나 멋있는 영화배우의 손에 들려지면 일종의 귀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성공한 상류층의 심벌처럼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멋과 품위, 그리고 성공의 심벌처럼 인식되는 마티니는 샌프란시스코 골드러시에 이어서 탄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신빙성을 인정받고 있는 설은 1870년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한 광부로부터 비롯된다. 캘리포니아 마티네즈 시에 한 광부가 나타나 바텐더에게 금덩이가 든 자루를 내 놓으며 술을 주문한다. 이때 프랑스 출생의 바텐더는 작은 글라스에 올리브를 떨어뜨린 술을 내놓는데 광부가 "이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바텐더는 "마티네즈 칵테일"이라고 대답한데서 마티니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마티니는 얼음으로 차게 식힌 크리스털 글라스에 약간의 버무트를 떨어뜨리고, 셰이커에서 힘차게 흔들어 섞은 맑은 진이나 보드카를 부은 뒤, 통통한 그린 올리브를 두세개 장식처럼 가라앉힌 칵테일이다. 보드카나 진과 버무트를 4대 1의 비율로 섞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드라이한 마티니일수록 버무트의 비율은 적어진다. 하지만 2000년대의 마티니 애호가들은 진보다 보드카를 더 선호하고 있으며, 맑은 보드카 이외에도 각종 맛과 색이 가미된 술 역시 실험적으로 많이 찾고 있다. 예를 들어 진 제조업자인 '탠쿼레이'사는 호두, 귤, 딸기 맛을 곁들인 진을, '스톨리'사는 오렌지, 바닐라, 레몬, 고추 등의 맛을 가미한 보드카를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각 지역의 유명 마티니 바들도 새로운 색과 맛을 가미한 2000년대식 마티니들을 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새천년의 도회지 청장년층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다시 불기 시작한 이 마티니 열풍은 쉽사리 지나가 버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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