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노인들의 아름다운 '공수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전화비가 아까워 집안에 전화를 설치하지 않고 식당에서 1달러 이상의 팁을 놓지 않는 등 지나칠 정도의 검소한 생활을 하던 미국의 백만장자 노인들이 죽음에 이르러서는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선뜻 기부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79세의 나이로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오리건주의 골든 어우드씨는 늘 허름한 옷차림으로 거리에서 깡통을 주어 모았으며 차를 마실 때 티백을 두 번씩 우려내 사용하던 구두쇠 할아버지였다. 그러나 그는 죽기 직전에 평생동안 주식을 통해 모은 1백80만 달러를 갖고 불우한 이웃을 위한 자선 단체를 설립했다. 평소 얼우드씨르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지나칠 정도로 '짠돌이' 생활을 하던 허름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자선단체를 세울 정도의 갑부라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96년에 타계한 그래디스 홈 할머니의 경우도 얼우드씨와 매우 유사하다. 일리노이주에서 독신으로 산 홈씨는 자신이 근무한 직장에서 제공한 주식을 평생 간직,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랐다. 그러나 홈씨는 항상 검소한 차림으로 테디 베어 인형을 몇 개씩 사들고 시카고 인근의 어린이 병원에 드나드는 '보통 할머니'의 모습이어서 별달리 주위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홈씨의 재산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앤쉬버씨는 70년대 중반, 홈 할머니의 재산 관리를 의뢰 받았을 때 정중히 거부의사를 밝혔었다고 말했다. "빈곤층이 빽빽이 모여있는 동네의 초라한 그녀의 집을 방문했을 때는 수임료도 제대로 받지 못할 줄 알았다"고 앤쉬버씨는 백만장자 홈씨의 첫인상을 회고했다. 홈 할머니는 말년에 신경통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어린이 병원 방문에 소홀치 않았고 사망한 후에는 1천8백만 달러를 시카고 어린이 병원에 기부해 이 병원 사상 최고 액수인 개인기부자로 남아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펙트럼 연구소는 현재 미국 내에는 1백만 달러 이상의 개인 자산을 소지한 사람이 8백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백만장자들은 자신의 부유함을 이웃에게 드러내지 않고 늘 검소한 생활 속에서 다소 우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들은 특히 노년층 백만장자들이 부자라는 사실 때문에 금전적인 부탁을 받게 될까봐 타인과의 접촉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남보다 많이 가진 것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에서 타인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며 자신이 백만장자임을 드러내 놓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백만장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 사업가 협회의 한 관계자는 "남보다 지나치게 많은 부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성향"이라며 "우유 박스에 고양이를 키우던 평범한 우리중의 누군가가 죽음 앞에서 평생 모든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일은 끊임없이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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