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지역에는 10대 엄마들이 다니는 학교가 있다.
대부분 남녀공학 학교 안에 별도로 설치되었으나 동쪽 교외에 위치한 라모나 고교는 여자만 다닌다. 이 학교는 재학 중에 임신한 학생이 아기를 낳은 후에도 다시 공부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다른 학교와 다르다. 학생 3분의 2가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아이를 낳은 엄마들인 이 학교의 공식 이름은 라모나 기회 고등학교(Ramona Opportunity High School)이다.
해마다 1백만명이 넘는 미국의 10대 여성들이 임신을 하고 있으며 이중 5명 가운데 4명이 미혼모이다. 뉴스위크 보도에 다르면 15∼19세 여성이 출산율이 90년대 들어와 16%나 감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10대 엄마들은 여전히 미국 사회의 문제이다. 신문들은 심심찮게 쓰레기통에서 죽은채 발견된 아기들을 다루면서 10대의 모성붕괴를 질타한다. 이 문제는 오늘날 성개방 풍조가 만연된 미국과 서구는 물론 한국과 일본에서도 예외 없이 겪고 있는 공통된 고민거리이다.
라모나 고교는 LA통합지역구(231 South Alma Avenue)에 있다. 이들은 남자 친구가 떠났다거나 여전히 친구 사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했고, 대부분 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해서 돈을 벌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학교 생활은 쉽지 않은 듯 했다. 라모나 고교는 어느 공립학교보다 규율이 엄격하다. LA 인근에서 자녀가 말썽을 부리면 라모나 학교에 집어넣는다고 부모들이 협박(?)할 정도이다. 이 학교는 1948년에 문제 있는 여자아이들 중에서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약 150명의 여학생을 15명의 교사들이 지도하는 이 학교는 해마다 800명이 입학하는데 대부분이 몇 달 안에 정규학교로 옮겨진다.
라모나 고교는 교복을 강요하지 않지만 두 가지 색깔의 옷만 허용한다.
청색과 흰색이다 앞가슴이 파이거나 땡땡이 격자 줄무늬는 안되고, 영구화장이나 문신도 용납되지 않는다.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는 팔길이보다 길어야 하고 슬리퍼나 샌들도 못 신는다. 책이나 폴더에 가족사진이나 아기사진도 끼워놓을 수 없다. 물로 남학생들도 얼씬 못한다. 수업규칙은 무섭기 짝이 없다. 수업시간에 1분 늦게 들어오면 30분간 처벌을 받는다. 벌칙을 제대로 안받으면 2배 혹은 5배씩 늘어나고 당장 부모나 보호자가 불려온다.
라모나 고교는 학생들이 아기들까지 맡아서 돌봐주고 있다. 그래서 부속 탁아소가 있다. LA시에서 50만달러를 지원 받아 지은 이 탁아소는 서울의 보통 유아원과 같은 모습이다. 다만 쉬는 시간에 여고생 엄마가 애들과 놀고, 임신중인 학생들이 찾아와 상담을 받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학교 수업 중에는 보모들이 생후 1개월에서 36개월된 아기 22명을 돌보고 있다.
또한 라모나 고교는 퇴학당하거나 소년원에서 갓 풀려나온 여학생, 갱에 가담했다 손 씻으려는 학생도 20명이나 있는 재활학교이기도 하다. 종종 법집행기관에 의해 강제로 입학하는 학생도 있다.
다양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라모나 고교는 재정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방학중에도 탁아소를 운영하고, 아기용품이나 기저귀까지 지원해서 재활하려는 학생들을 전폭 돕자"는 내용으로 공개 캠페인에 나섰다.
교감 바바라 해리슨은 "이 학교가 시나 주정부의 보조나 개인 기부금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이 어렵다. 정부나 미국연방보건 통계센터의 통계는 10대 출산율이 준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생계보조금을 받는 15∼18세의 통계이기 때문인데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12∼13세에 아이를 낳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쉐리 브레스킨 교장은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해서 좋은 직업을 가지려고 한다. 이들에게 고교를 졸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줘야한다. 학교 발전 기금을 모아 재정을 튼튼히 해서 말썽꾸러기를 수용하거나 격리하는 차원이 아닌 좋은 교육을 통해 인격과 능력을 갖춘 여성으로 길러 사회에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UCLA)대 클리스틴 루커교수는 그의 저서 '모호한 개념'(Dubious Conceptions)에서 "10대의 임신은 가정의 굴레를 거부하지만 아이는 원하는 가치관의 변화에도 원인이 있다. 현재 미국의 미혼모 비율은 30%에 달하며 10대 여성도 나이만 어릴 뿐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대 엄마를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미래를 향한 꿈'을 심어주자고 제안하고 있다. 여대생과 전문직 여성은 10대 나이에 좀 더 가치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믿음을 가졌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