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 중독 노인 증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은퇴한 행크 시트론은 기회만 있으면 주가를 체크한다. 주식시장 개장 대 컴퓨터는 언제나 모건 스탠리사 웹사이트, TV는 CNBC에 고정되어 있는 뉴저지주 잉글우드 교외의 자기집 2층 서재에서 시트론은 10분마다 한번식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 가격을 체크한다. 치과의사 사무실에서 점심 먹으러 간 비서 책상에 놓인 컴퓨터로 자기 주식이 얼마나 올랐나 알아봤고 아내와 함께 이스라엘로 휴가 갔을 때는 인터넷을 통해 행선지 마을마다 사이버카페가 어디에 있는지를 미리 알아놓고 떠났다. 결국 네타냐에 있는 비릴즈 사이버카페에서 한창 오르고 있는 한 회사 주식을 팔아서 6,000달러를 벌기도 했다. 뉴욕의 주요 갤러리에 자주 작품이 전시되는 화가 바니 바우먼은 요즘 CNBC를 24시간 틀어놓고 있는 한편 월스트릿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읽는다. 과거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놓여있던 바우먼의 침대 머리맡에는 경제잡지들이 쌓여있다. 행크 시트론이나 바니 바우먼 처럼 주식시장의 동향을 매일, 매시, 매분 예의주시하고 있는 노인 투자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 남아도는 시간은 많지만 큰 투자에서 실패해 회복할 시간은 별로 없는 노인 투자가들은 시장의 변덕에 다른 동요가 그 어느 연령층보다 심하다. 젊은 투자가들에 비해 위험종목은 크게 기피하는 대신 조금이라도 돈을 늘릴 가능성에 매달리느라 끝없이 정보를 수집하느라 안달하는 모습은 거의 고문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국개인재정자문협회 회장인 뉴욕의 변호사이자 재정잔문 개리 샷스키는 노인 투자가들의 마음이 이렇게 자꾸 들뜨고 있는 이유로 지난 2년간 하이텍 주가가 대폭 상승한데 이어 올 봄에 시장이 크게 동요했고 TV마다 주가동향이 보도되는데 더해 은퇴한 투자가들의 입방아가 부끄러운 줄 모르고 거세지는 것을 꼽고 있다. "요즘 은퇴한 사람들의 최대 화제가 바로 자기가 주식에 투자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가 입니다. 또래집단의 압력이 얼마나 거센지 몰라요. 한 30년 알고 지낸 친구가 돈을 벌었는데 나라고 못 벌겠느냐는 것이지요." 주식으로 돈벌었다는 주위 노인들 사이에서 가장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바로 시트론의 아내 리베카다. "할머니들마다 투자 요령을 한마디 씩 말할 때면 얼마나 무안한지 모른다"는 리베카는 서재에서 운동용 자전거를 타면서 CNBC를 보고 주식중개인과 행복한 표정으로 다음 투자에 관해 이야기하는 남편을 보면 자기들의 은퇴자금 중 4분의 3이 남의 손에서 굴려지고 있는 것이 어쩐지 불안하다. 자기 생각에는 투자하는 회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할 것 같은데 요즘 시장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뉴욕유니버시티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31년 동안 대학에서 가르쳤던 행크 시트론도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텍 회사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기는 마찬가지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 온라인 소비자 행태 연구회사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요즘 55세 이상 투자자들은 젊은 사람과 거의 비슷한 시간(주 10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자기 돈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하루가 지나야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웹에서 리얼타임으로 지켜볼 수 있으므로 사람들의 신경이 더욱 날카로와 지는 것 같다"고 이 회사의 분석가인 케네스 클레머는 말한다. 그래도 노인 투자가들은 온라인 거래는 별로 많이 하지 않는다. 현재 온라인 거래자 중 55세 이상은 15%에 불과했다. 24시간 보도되는 시장 동향에 자극은 받지만 실제 거래에는 신중한 것이 노인층 투자자들의 일반적 경향. 대신 인터넷을 사용해서 연구도 많이 학 안달도 많이 한다고 맨해튼의 재정계획가 캐런 알트레스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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