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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혁명이 선거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선거는 유사이래 숱한 변화를 겪어왔지만,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가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이 이런 근본적인 풍경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와 알래스카주에서는 투표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투표하는 인터넷 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인터넷 투표방식을 도입하자 투표 참여자 수가 지난 선거 때보다 7배 이상 급증했다. 아이슬란드나 스웨덴을 비롯한 기후가 불량한 일부 국가들도 인터넷 투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들의 이런 움직임과는 달리 국내 정치권은 인터넷에 거부감이 있는듯하다. 최근 보도를 보니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품위유지라는 이유로 의사당 자리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비싼 돈을 들여서 국회에 설치한 자동 개표시스템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한참동안 우리 나라에서는 인터넷 투표제도를 둘러싼 이런저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다행스럽다.
하지만 인터넷 투표는 여러가지 장점 때문에 시대의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인터넷 투표를 하면 부재자 투표가 필요없고 투표 종료와 동시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놀이공원이나 지하철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투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터넷선거가 보편화되어 특정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사가 즉시 밝혀지게 된다면, 지금처럼 여야간에 서로 민심이 자기편이라고 다투는 일이 드물게 될 것이다. 또 개개의 사건에 대해 국민의 의사가 바로 알려진다면 국회를 통하지 않는 직접 민주주의제도가 확대될 것이다.
반면에 인터넷 투표는 정보통신 혁명을 따라가기 어려운 나이든 세대나 가난한 계층을 소외시키고 중산층 이상 계층이나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여 정치제도를 왜곡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시스템 조작과 사생활 침해 문제다. 이론적으로만 볼 때 유권자 개개인의 성향을 미리 파악한 다음 시스템에 침입하여 특정 유권자의 투표 시스템 접속이나 투표자체를 막고 투표결과를 조작하거나 개인의 투표행태를 알 수 있다. 투표의 비밀보장과 투개표 조작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증이나 보안 시스템의 개발이 시급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이 이미 형성되고 있다. 미국에는 이러한 인터넷 선거결과의 집계, 시스템 보안과 인증 등을 담당할 정보기술 회사들이 번창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선 인터넷 투표방식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장삿속에 의해 도입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인터넷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두 얼굴을 가진 것처럼, 인터넷 투표도 참여민주주의 확대와 여론의 왜곡 가능성이라는 엇갈린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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