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빚 갚아야 되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포르노 사이트가 인터넷 산업의 전반적인 불황과는 무관하게 돈을 벌어들이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포르노 사이트보다 더욱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이 도박 사이트이다. 온라인 도박은 세계적으로 700개 이상이고 판돈 규모는 연간 6조6,000억원대로 파악되고 있으나, 실제 숫자나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 도박산업의 성장에 있어서 가장 큰 변수는 각국 정부의 규제이다. 여러 나라는 인터넷 도박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령 영국 정부는 영국 밖에서 운영되는 도박 사이트에 대해서 방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안티구아같은 카리브해 주변 나라들은 도박사이트 운영을 정식으로 허가하고 있을 뿐더러 일부 국가는 면허세를 받는 대신에 도박수입에 대해 면세 혜택을 주기까지 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인터넷 도박이 불법이지만 실제로 도박을 하는 사람은 많다. 이 같은 현실과 법과의 괴리를 이용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소송이 벌어질 수 있다. 즉 우리나라 법체계아래에서 채무자가 불법 도박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신용카드를 이용해 일단 도박을 한 뒤에, 만일 자기가 잃는 경우에는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내고는 신용카드를 토한 지불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소송결과 만일 우리 나라 법원이 인터넷 도박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한다면, 그 순간 우리 나라에서 인터넷 도박 산업이란 것은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다. 한편으로 만일 법원이 인터넷 도박빚도 채무이므로 갚아야 한다고 판결한다면, 이는 우리 법률체계에 중대한 예외사항을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이런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곧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때는 우리 법원도 매우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흥미진진한 재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인터넷 도박에 대해 엄격한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미국의 한 법원은 인터넷을 통해 스포츠 도박행위를 한 혐의로 한 남자에게 무려 징역 21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처럼 일벌백계의 효과를 노리는 판결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한 각종 도박 및 사행행위는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통신망을 이용한 도박을 금지하는 법이 이미 1960년대초부터 시행돼 왔으나, 급증하는 인터넷 도박의 부작용 때문에 인터넷 도박 금지법이 여러 번 의회에 제출되어왔다. 이렇게 미국에서 인터넷 도박만을 겨냥한 새로운 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옛날에 만들어진 현행 법체계로는 현재의 인터넷 도박산업을 효과적으로 규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법안들은 보수주의 단체, 각종 종교단체나 부인협회와 같은 사회 단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도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대외적으로는 인터넷의 모든 분야에서 규제를 없애고 시장의 자율적 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이 자국내에서는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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