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음악은 투명한 입자같은 세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소리를 멜로디가 아닌 작고 투명한 입자라고 생각해 보세요." 디지털 음악가 렘 제이 이그나시오가 소리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캘리포니아 주 산타 모니카에 사는 이그나시오는 ‘복합 예술’웹의 등장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젊은 작곡가이다. 기존의 음악가와 달리 라디오나 TV가 아닌 게임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작업실에서 각종 디지털 장비들을 동원, 컴퓨터 스피커로 음을 확인해 가며 일을 하는 그는 상대방이 0.5초의 음을 요구하면 정확하게 그 길이의 음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무비라인(Movieline.com), 그래비티게임스(Gravitygames.com) 그리고 10대들의 웹진 등에서 음악을 담당했고 현재는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박물관에 어울리는 소리를 창조해 내고 있다. 이그나시오는 실리콘 밸리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의 새너제이에서 성장했다. 물론 닷컴경제학이 세계를 뒤흔들기 전이다. 6세 때부터 피아노와 작곡 등 클래식 교육을 받았지만 10대가 돼 신디사이저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쇼팽을 집어치우고 본격적인 디지털 음악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초기의 웹사이트들은 음악이 없거나 조악한 전자음으로 귀를 아프게 하는 수준이었지만 음의 전송속도나 파일 크기에 제한이 없어지면서 섬세한 음악을 듣는 것이 인터넷에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서의 음악의 역할은 CF나 영화음악 못지 않은 하나의 대중 예술 장르로 자리잡게 되는 시대가 멀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음악가에게 웹의 세계는 새로운 도전의 장임과 동시에 기존의 음악관념을 뒤엎는 혼돈의 장이기도 했다. "한 프로젝트에서는 물위에 떠다니는 여자, 개구리, 바람부는 도로에 있는 트럭 등 200여 편의 짧은 애니메이션에 맞는 각각의 음을 만들어 내야 했죠. 몇초 정도의 시간에 최대한의 창조력을 응집시켜야 하는 세계입니다." 또 게임음악은 게이머의 게임방식이나 순간순간의 선택에 따라 각각 음악의 조합도 달라지게 되어 있다. 마치 벽돌쌓기 놀이 '레고(Lego)'처럼 게이머에 따라 음도 변하도록 음의 다양한 변형을 염두하고 작업을 해야 한다. "뒷 페이지를 연거푸 클릭하는 웹사용자에게도 음악이 부드럽게 연결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서 게임과 달리 인터넷 음악은 약간 모호하면서 부드럽게 흐르는 물과 같아야죠." 웹 음악의 특징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그나시오가 작업한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 '시씨 파이트 2000(Sissy Fight 2000)'의 프로듀서 마리사 보우는 "무모하고 구체성없이 어떤 장면을 던져주어도 이그나시오는 몇 초의 음 안에 섬세함과 무드, 진중함을 모두 담아낸다"며 "웹의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도 시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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