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에는 별난 것을 모으는 괴짜들이 많다. 특히 동구권이 붕괴된 후 부다페스트나 바르샤바 등지의 고물상에는 값나가는 골동품 수집상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값을 호가하는 것이 다름아닌 정조대, 이른바 Chestity belt라는 물건이었다고 한 카메라맨이 전해 주었다. 그것이 고가인 것은 그것을 수입하고 싶어하는 남성들이 많다는 뜻과도 통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의 일기 가운데 1716년 22세의 그가 정부의 속옷을 벗겼을 때 그녀가 이 벨트를 착용하고 있어 불발로 끝났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상류계급 쪽에서 유행하고 있었으므로 그녀의 남편도 아내의 혼외정사를 방지하려고 착용케 했고 실제로 그런 목적을 달성한 셈이었다.
젊은 볼테르는 자못 쇼크를 받았음은지 시까지 썼다. 분노가 볼테르의 가슴속에서도 끓어올랐던 것일까?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등에 보존돼 있는 정조대는 주로 철제이고 모양은 수영할 때 여성들이 즐겨 입는 비키니와 비슷하다. 성기가 닿는 부분에는 대소변용 구멍이 뚫려있다.
피부가 거기에 스치면 아플 것이므로 빌로드나 가죽으로 쇠를 감싼 것이 많다. 유럽에서 발간된 성관계 서적들에 실린 그림을 보면 정조대를 착용한 모습은 마치 비키니 차림의 여성을 보는 것과 같다.
그럼 여성의 정조를 방지하기 위해 철제 갑옷을 입힌 것은 언제부터 일까?
정조대의 기원은 십자군전쟁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1세기부터 13세기에 걸친 십자군의 원정에 즈음해 병사들이 출정하면서 아내에게 정절을 강요하기 위해 장착하고 열쇠를 가지고 성지로 떠났다.
그후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섹스가 자유로워지면서 정조대의 수요는 급증했다고 문헌에 나타나 있다.
항간에는 아내가 바람을 못 피우도록 고안됐다고 전해지지만 사실은 강간을 예방하기 위한 도구였다는 말도 있다.
양대 종교 집단간의 커다란 전쟁, 즉 난세였으므로 강간사건이 적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제의 방어기구를 착용하고 있으면 가드가 견고해 침해받지 않는다.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둔 남성은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독점욕 때문에 이 이상의 무자비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디서 처음 생겨났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그 습관은 유럽만의 것이기 때문에 프랑스나 이탈리아·독일 같은 데서 발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이들 나라가 묘하게 겸손해져 다른 나라에 발명의 공적을 양보하는 경향이 있다. 즉 프랑스는 이탈리아에, 이탈리아는 독일에, 독일은 다시 프랑스에 그 발명의 원조 자리를 떠넘기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프랑스에서는 19세기에도 정조대가 강간방지에 유효하다는 광고를 낸 사례가 있고 1904년까지도 파리에서 정조대를 만드는 공장이 실존하고 있었다.
독일에서는 1903년 에밀리 셰퍼라는 사람이 특허를 신청했다. 하지만 그 특허는 이용자가 없어 저절로 소멸돼 버렸다. 이같은 사실은 이들 두 나라가 정조대의 원조 종가였음을 알리는 부동의 증거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에는 정조대 대신 링이 발달해 있었다. 대음순을 옆으로 꿰뚫어 귀고리 구멍과도 같은 구멍을 내서 여기에 링을 끼워 놓는데 마치 쇠코뚜레 같은 모습을 만들어 그 고리를 용접해 벗겨지지 않도록 하면 배설에는 지장이 없지만 페니스의 삽입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것도 어린 처녀의 경우에는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성인이 된 뒤에는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는 남편들이 간직했다.
에티오피아 쪽에선 이 링에다 금이나 은으로 만든 작은 방울을 달아 장식했다. 걸을 때마다 딸랑딸랑 고운 소리를 냈을 것이다.
이 정조 링이 발칸 반도에서는 근대에도 이용되고 있었다는 보고가 있으니까 여성의 할례와 마찬가지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링의 경우는 남성도 이용했던 모양인데 포피에 구멍을 내고 링을 꿰었다.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배우, 가수 등의 변성을 방지하기 위해 링을 찼다고 사서에 기록돼 있다. 거세를 하듯이 아프리카의 도령님들은 링을 차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밖에도 여성의 정조 보호를 위해 남자가 몇 주일간 여행을 하게 된 때 어떤 종류의 산(酸)을 아내의 성기에 주사, 부어오르게 해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