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을 막으려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이웃나라 일본의 '나리타 이혼'이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황혼이혼'이라는 일상용어로 정착되어 간다. 할머니들께서 황혼이혼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현상에는 긍정적인 일면이 있다. 그것은 여권이 신장되었으며, 우리사회가 행복추구권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징표이다. 그렇긴 하지만 이별은 언제나 슬픈 것이다. 이별은 차선책이지 최선책이 아니며,더구나 이혼이란 이별 중에서 가장 마음고생이 심한 차선책이다. 이혼 가운데서도 노년의 이혼은 정말 힘든 것이다. 유연성이 떨어져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도 애를 먹는 노인들이 황혼이혼으로 인해 새로운 삶의 구조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황혼의 이혼은 막아야 한다. 아니 황혼이혼을 하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도록,중년의 결혼생활을 잘 보내야 된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 쉬운 얘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성인전기(20∼40세)에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을 한다. 중년기로 넘어가면서 성격·취향·배우자로서의 역할 등이 변화되면, 젊어서 갖고 있던 배우자상도 바뀌게 되기 쉽다. 눈이 바뀐 부부가 여전히 사랑하고 감사하는 관계를 지속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부부들은 종교적(?)인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서로의 변화를 감지하고,서로가 재적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 중년들은 달라진 부부관계에 재적응하기 위해 결혼을 현실적인 눈으로 봐야 된다. 대부분의 결혼은 두 사람 서로의 정신적·신체적 필요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루어진다. 내가 지쳤을 때 위로해 주고, 내가 아플 때 간호해 주는 남편(혹은 아내)에게 우리는 사랑을 느낀다. 필요와 사랑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다. 황혼에 이혼을 요구하는 마음 속에는 중년기 내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배우자가 무관심하거나 무시하였다는 뿌리깊은 원망과 고독이 자리잡고 있다. 다음으로 부부간일지라도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것이 바뀌어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중년기로 접어들면서 부부는 자신이 변하는지라 상대에 대해 새로운 요구를 하기 시작한다. 아내가 남편의 반찬투정을 갑자기 못참는다든지, 남편이 지출내용이나 행선지 등을 챙기는 아내에게 그냥 순순히 용돈을 주고 내보내달라고 반항(?)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이 경우 부부는 새로운 요구를 내세우는 상대에게 재적응할 필요가 있다. 새 요구는 상대가 중년이라는 다른 발달단계에서 새로 생긴 필요임을 자각하고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두 사람은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 할 수 있다면 원하지 않는 짐도 져줄 아량을 가져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끊임없이 협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협상을 할 성격의 사안이 아니면,자신이 노력해도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없음을 잘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부부가 기억해야 할 것은 두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협상하고 또 협상해야 된다는 사실이다. 아내가 바가지를 긁어도 잘 들어주며 얼렁뚱땅 넘기던 남편이 어느날 그것을 못 참는 수가 있다. 아내는 항의의 방식을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부(?)와 유머를 섞은 바가지를 긁든지, 남편이 자주 늦게 들어오면 아내가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지를 차분하게 호소해보는 등 얘기 전달방식을 바꾸어 실험해 본다. 즉 남편이 요구하는 다른 가능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내서,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가 변화된 상황이 생기면,서로 자기의 희망과 욕구불만에 대해서 대화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자의 변화를 조심스럽게 수용해 주어야 한다. 결혼도 협상과 적응의 연속이다. 변화에 적응하고 융통성 있게 협상해 나가는 부부만이 두 사람의 관계를 잘 유지시킬 수 있다. 그럴 때만이 결혼은 두 사람 모두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좋은 장치가 되고, 황혼이혼이라는 최악의 '차선책'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노년에 이혼으로 인한 새 출발을 해야한다면… 아,그 인생은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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