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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판매를 통제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지 10년이 지났다. 한국에서 다단계판매의 공식적인 역사가 10년이 됐다는 의미이다.
법률을 제정할 때에는 다양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만들어 다단계판매의 부작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이제 막 국내에 도입된 다단계판매가 신종 유통업태의 하나로서 정상적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도 다단계판매를 바라보는 일반적 시간은 곱지 않고 방문판매법의 효율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방문판매법은 극단적으로 소비자보호를 지향하는 법률이다. 지난 91년에는 다단계판매에 대한 우려 여론이 높았기 때문에 법 제정의 기본취지는 소비자 보호였다. 따라서 업계에서 볼 때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규제 일변도의 법률이 탄생했다.
이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취급상품의 가격은 100만원 이하이며 판매원에게서 회사는 상품대금 이외에 돈을 한푼도 받아선 안되고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즉시 영업정지를 당하게 되는 등 한마디로 다단계업자는 언제든지 범죄자로 몰릴 수 있는 두려움에 떨게 됐다.
이와 같은 현행 방문판매법은 기형적인 한국형 다단계판매 시장을 만들었다. 현행법의 한 조항은 다단계판매원이 되려는 자 또는 다단계판매원에게 회사는 가입비·교육비 등 명칭을 불문하고 '부담을 지우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러니 누구든지 가입원서 한 장만 써내면 다단계판매원이 됐다. 한국 다단계시장은 소비자는 없고 판매원만 있는 이상한 나라가 된 것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소비만 하려는 사람도 모조리 판매원으로 가입해버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판매원은 소비자 가격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판매원이란 중간상인의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행위를 하고 다단계판매에 있어서는 이에 더해 자기 휘하에 다른 판매원을 모집해 조직을 형성하고 매출액은 집단적으로 불려나가려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판매원이 상대한 소비가 없어졌고 따라서 소매이익을 취할 길이 없어졌다. 이제 진짜 판매원은 후원수당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부 판매원 조직을 키우기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소비자를 보호하려다 다단계판매원을 사람 사냥터로 내몬 형국이 된 것이다.
현행법은 소비자와 판매원을 구분해 곳곳에서 서로 다른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가령 소비자는 상품을 구입했다가 20일 안에 반품하고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판매원은 무기한으로 이 권리를 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구입일자로부터 3개월 후부터는 소정의 수수료를 공제하게 된다.
문제는 소비자도 판매원이라는 데 있다. 소비자도 판매원 자격으로 무기한 반품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회사는 봉이 된 셈이다. 문제는 더 있다. 다단계판매원은 개인 또는 그가 속한 조직의 월별 매출액에 따라 통상 다음달에 후원수당을 받는다. 악의가 있는 판매원이 후원수당을 챙기고 반품을 해버리면 회사는 상품대금을 내주고 손해를 보든지 이 규정을 위반하든지 선택을 해야 한다. 이 후원수당은 판매 조직 내 다수의 판매원에게 소정 비율로 분할 지급됨으로 한번 지급되면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판매원을 재고상품의 부담으로부터 보호하려던 취지가 무색해지고 판매원이 자유롭게 과다구매와 구매강요를 하도록 조장한 결과가 됐다.
대면상담 방식의 다단계판매에 있어 재판매를 위한 재고는 소량이면 족하다. 판매원의 반품 기한을 2∼3개월로 제한해 구매단계부터 신중한 판단을 유도하고 매출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다단계판매회사는 지금 판매원에 대한 교육과 관리에 있어 손발이 묶여 있는 것과 같다. 교육재료·프로그램·정보제공 등을 기초적인 것에 제한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부담을 지울 수 없는'규정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부담을 지게 하는 행위'를 못 하게 함으로써 한국의 다단계판매 시장은 돌연변이가 됐다. 소비자를 보호한다고 만든 법이 소비자를 없애버리고 판매원 일색으로 만들었다.
판매원은 교육과 관리의 사각지대에 숨어버렸다.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 다단계판매원이라는 전문직업을 만들어줘야 한다. 다단계판매원에게 일정한 의무를 지게 함으로써 그들을 전문 판매종사자로 차별화하고 소매활동과 하위 판매원 후원이라는 본연의 사업을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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