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인터넷 교육, 엉터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주부 인터넷 교육은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전국민 정보화운동'의 시범사업이다. 그러나 으레 그렇듯 이 사업도 시작부터 정보의 지원부족과 학원들의 무성의로 유명무실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100만 주부 인터넷 교육'을 기치로 내걸고 전국 800여개 교육학원을 지정, 월 3만원에 인터넷 강습을 실시하고 있다. 외형상 학원마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00명이 넘는 주부가 몰릴 정도로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지식편차를 무시한 반 편성과 부실한 강의, 구호뿐인 지원책으로 도리어 주부들에게 '인터넷 좌절감'만 키우고 있다는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이버 아줌마'를 꿈꾸며 인터넷 강의를 신청한 경기 일산 신도시 주부 A씨는 학원측의 일방적인 강의시간 변경과 시간표 조정 거부로 중도하차했다. 남편과 아이들의 출근·등교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강의를 신청했으나 학원측은 강의 시간을 일방적으로 1시간 당겨버렸다. "주부가 어떻게 그 시간에 나올 수 있느냐"고 호소했으나 학원측으로부터 "변경은 불가능하니 못하겠으면 환불해 가라"는 냉랭한 답변만 들었다. 서울 강남구 반포동의 주부 B씨는 '콩나물강의실'에 좌절한 사례. 학원측이 수준차를 무시한 채 모든 수강생을 한 교실에 몰아 넣어 강의하는 통이 '부팅'이나 '더블클릭' 등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 용어에 대해 속 시원히 질문조차 할 수 없었다. 주부들의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다. 3,000원 짜리 강의교재는 어려운 내용을 축약, 단순나열한 것이어서 이해가 안될 뿐 아니라 예·복습도 불가능하다. 강의시간도 한 달에 20시간이 전부여서 그야말로 맛만 보고 끝내는 실정. 정통부 홈페이지에는 '강의시간 확대' '엉터리 교재 강매 금지' 등을 바라는 주부들의 민원이 쇄도하지만 아무런 보완책이 없다. 이같은 부실교육에는 무엇보다 정통부의 지원부족과 감독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통부는 지정학원에 대한 '추가 전용선 설치시 할인혜택'과 '시설확충을 위한 저리융자' 등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학원측의 부담을 덜기 위한 수강료 일부 부담 등 직접지원책은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그나마 추가전용선 할인혜택은 20회선 이상의 대형학원에만 신청자격을 준 데다 '저리융자'에 대해서도 '실적을 보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학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 방문지도 등 사후 감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이같은 부실교육에도 불구, '지정취소' 학원은 한군데도 없다. 단지 '정통부 지정학원'이란 홍보효과 때문의 강의를 시작했다는 D컴퓨터 학원은 "어차피 남는 장사가 아니므로 사실 주부들이 오건 말건 상관없다"고 털어놓았다. 서울 방배동의 V컴퓨터학원도 "월 3만원의 수강료로는 강사 인건비에도 모자라는 어림없는 액수"라며 "어차피 제대로 된 교육은 불가능한 만큼 적자를 줄이는 데만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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