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것 가진다, 부자들의 과시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최고급 호텔 앞에 최신형 벤츠가 한 대 선다. 샤넬 옷에 구찌 핸드백을 든 중년 여인이 차에서 내린다. 옆에 있던 여성들은 부러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본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호텔의 고급음식점으로 총총히 사라진다' 호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중년 여인이 '최고급'만 쓰는 이유가 뭘까? 그녀는 비싼 옷이나 차를 살만큼 돈이 많다는 것을 내보이면서 다니는 것이다. 물론 고급 브랜드의 상품이 비싼 만큼 질도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값이 일반적인 물건의 8∼9배라고 해서 질도 그만큼 좋지는 않다. 남대문 시장에서 옷을 살 때가 있다. 그런데 백화점에서 비슷한 모양의 옷을 5∼6배 비싸게 샀다고 해서 옷의 디자인이 그만큼 더 좋다고 느꼈거나 오래 입은 경험이 있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결국 고급 옷이 비싼 이유는 제품의 질보다는 그 상표 자체를 보고 돈을 많이 냈기 때문이다. 그 중년 여인은 "나는 부자다"라고 알리려고 무척 많은 돈을 낸 셈이다. 이렇게 '돈이 많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 것을 경제학에선 '과시적 소비'라고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베블렌은 '유한계급론'에서 대중사회에서는 누가 더 잘 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을 알리려고 과시적 소비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과시적 소비를 하기 위해 사는 상품은 값이 비쌀수록 더 잘 팔릴 것이다. 만약 구찌 핸드백의 가격이 내린다면 누구든지 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보석, 밍크코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물건의 값이 비싸다는 것 자체가 이를 사서 쓰는 사람에게 만족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물건값이 비쌀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값이 내릴수록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물건값이 비싸지면 사려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수요의 법칙'에도 예외가 생기는 것이다. 요즘 고급 상표의 옷만 사서 입으려고 하는 청소년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혹시 이들이 그러는 것도 질 좋은 옷을 입고 싶다는 생각보다 "난 이옷을 입을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어"라고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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