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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적인 민영화보다 질적인 민영화가 중요하다.
주인(경영주체)이 정부에서 민간기업이나 외국인들로 바뀌었다고 해서 공기업 민영화가 성공했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대부분 중후장대한 시설산업으로서 정부 독점상태였던 공기업 민영화 취지는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 국민들에게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공기업 민영화는 주인을 민간으로 바꾸는 외형적인 개혁뿐만 아니라 '경쟁과 효율'이라는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완전 민영화된 공기업의 주요 간부들이 아직도 과거 소관 부서에 일일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보고하고 지침을 받기를 원한다는 어느 공무원의 말처럼 '양적인 민영화'뿐만 아니라 체질개선 등 '질적인 민영화'가 공기업 개혁의 핵심이다.
◇ 스스로 변해야 살아남는다.
공기업은 정부의 출자지분이 50%를 넘는 정부투자기관과 최대주주인 정부가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출자기업을 포함하는 기업군을 말한다.
대부분 독점상태에서 기업경영을 하면서 정부로부터 유무형의 지원을 받아와 경영이라기보다 정부기관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또 경영은 별도로 떨어져 있어서 감시체제의 사각지대에서 방만하고 무사안일하게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 주변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과거 공기업의 영역, 즉 정부독점의 영역에도 내외부에서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새 정부들어 추진된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와중에서 민간기업들도 과거의 차입경영, 문어발식 경영에서 벗어나 경쟁력 우선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따라서 공기업도 이런 변화추세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불필요한 사업부문은 매각하거나 아웃소싱으로 돌리고 조직과 인력을 감축해 슬림화해야 하는 것이 시대적 당위이며 공기업의 생존전략이 된 셈이다.
실제 이런 당위에서 출발한 공기업민영화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인력감축은 공기업 민영화를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추진한 구미 각국에 비해 훨씬 앞선 것이다.
여기다 포철, KTB, 대한 송유관공사, 국정교과서 등 거대 공기업들이 완전 민영화되었으며 여기다 한전, 한통, 한중 등이 민영화수순을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
◇ 이제는 소프트웨어 개혁
공기업 민영화에는 이해당사자들이 많아 걸림돌이 많다. 실제로 2002년까지 민영화가 예정된 한국담배공사, 한전, 한국통신 등 공기업 민영호가 국회의원과 노조의 반대,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이런 걸림돌에도 공기업 민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에게 일반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민영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일하는 방식과 운용시스템을 뜯어고치지 않고는 개혁의 완결이 어렵다. 민영화된 공기업의 기업지배 구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또 민영화로 공기업에 제공하는 공공성이 높은 서비스와 상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건이다.
결국 공기업 개혁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시장원리를 도입, 공공성이 높은 서비스와 상품을 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잇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데 있다는 것을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를 담당하는 부서와 해당 공기업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민영화 선결과제
▶ 지배구조는 투명해야
우선 민영화되는 공기업을 재벌이 인수하는 경우다. 민영화는 단순히 주식의 일불르 민간부문에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소유와 경영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현실로 볼 때 공기업을 일괄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능력은 재벌뿐이다.
따라서 공기업 민영화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다 보면 재벌의 경제력 집중문제가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구조조정과 전면 배치된다.
따라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에서 벗어나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소유는 소액주주 등으로 철저히 분산하고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대부분 공기업들이 그 동안 주인이 없는 방만한 경영을 했는데 소유가 분산될 경우 책임이 불분명해지면서 책임경영을 할 주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소유지분 제한을 두고 있는 은행산업의 경우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관치금융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공기업을 전문경영인 지배체제로 바꿔 정부의 개입이 완벽히 배제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민영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 필요
전문가들은 공기업 민영화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개혁 전반을 총체적으로 추진할 추진세력들 사이에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공기업 개혁의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지역구민 정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것 등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 노조를 끈질기게 설득해야
사실 공기업 개혁의 최후의 관건은 노조다.
그 동안 공기업 민영화, 개혁과정에서 공기업 노조는 파업 등으로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해 왔다.
따라서 이들 노조를 공기업 민영화에 동참하게 하려면 민영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설득하면서 불필요한 마찰은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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