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북한특수를 누리고 있고, 사이버 세상에서는 '김정일 주가'가 연일 상한가다. 남북정상회담의 만남이 이뤄지기 전에는 생각치 못했던 북풍(北風)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북한 바람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는 곳은 유통업계. 그 동안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며 소비자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던 북한 상품은 '대박'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잘팔리고 있다.
북한음식과 식품도 전에 없이 인기다. 북한을 패러디한 광고가 길거리에 나붙었고, 많은 광고대행사들이 북한과 이번 정상회담을 소재로 한 광고제작을 구성하고 있어 곧 전파광고에서도 '북한'을 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바람이 가장 거센 곳은 사이버세상. 북한에 대해 비교적 열린 사고를 갖고있는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사이버월드의 북한바람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 김 위원장 가상주식시장서 상한가
북한바람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배일 속에 가려졌던 김 위원장이 보여준 파격적인 언행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모습이 이틀째 방송을 통해 그대로 노출되면서 '김정일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김 국방위원장과 관련된 출판물의 판매호조.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모저모를 소개한 '지도자를 알면 북한이 보인다', '곁에서 본 김정일', '김정일 100문100답', '김정일 통일전략', '현대 북한의 지도자', '동독 도편수 레셀의 북한 추억' 등이 정치·사회관련 서적 베스트 셀러를 휩쓸고 있다.
정치인을 상대로 한 '사이버 주식시장'인
포스탁(http://www.posdaq.co.kr)에서는 북한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3일 상장,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모가 5만200원에서 시작된 김 위원장의 주가는 14일 낮 12시께 6만7,402원으로 무려 34.3%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남북관계가 전에 없이 진전되고 있어 북한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이 성사되거나 이산가족이 만나는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면 북한 바람은 태풍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 '휘파람' 노래 선풍적 인기
음악분야도 북한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한 여대생이 '통일소녀'라는 이름으로 북한 대중가요로 가수로 공식 데뷔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통일소녀의 '휘파람', '반갑습네다'는 라디오와 TV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북한 노래 붐이 시작됐다. 인터넷 음악방송국
핫웨이브(http://www.hotwave.net)은 14일부터 휘파람 등 북한 가요를 인터넷 노래방에 올렸는데 대단한 인기다. 이곳에 올라온 북한가요는 모두 10곡. 휘파람, 려성은 꽃이라네, 행복, 시간 속에서, 상처, 내 이름 묻지 마세요, 축배를 들자, 선생님 생각, 행복은 어디에 있나, 어머니 생각 등이다.
북한 노래의 인기는 휴대폰까지 번졌다. 휴대폰 멜로디로 북한 노래를 사용하고 있는 것. 한달 전부터 '반갑습니다' 멜로디 서비스를 시작한 벨소리 변경업체인 텔미정보통신(주)(02-700-5457)은 하루 1만여건이 접속되고 있다.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무료로 상영하는 북한영화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상영된 '도시처녀 시집와요', '봄을 안고 사는 처녀들' 등에 하루 평균 50명이 넘는 관람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된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는 어린이들까지 찾아 성황을 이뤘다.
광고계도 마찬가지다. "어머니, 이북(e-book)가는 길이 열립니다." 전자서적(e-book) 전문업체인
와이즈북(http://www.wisebook.com)이 내놓은 광고문구다. 우리말 '이북'과 영어인 「e-book」의 발음이 같다는 데 착안해 만들었다. "김정일도 몰래보는 랄랄라"라는 광고 문구를 선보인 대중음악 전문 사이트
라이브(http://www.live.co.kr)는 포스터와 현수막을 대량 제작, 지난달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붙였다. 이 광고는 진한 붉은색 바탕에 검은 색 카피와 흰색 사이트 주소를 배치, 북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노동신문'을 패러디한 시리즈 광고를 기획하고 있다. 광고업계는 "인터넷 업체에서 시작된 북한 패러디 광고가 곧 공중파와 인쇄매체 광고에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인터넷서 이벤트도 봇물
북한 도메인 콘테스트도 열리고 있다. 도메인등록 및 인터넷비즈니스 컨설팅업체인
후이즈(http://www.whois.co.kr)는 '북한 도메인은 우리가 지킨다'는 취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등록된 북한 관련 도메인을 대상으로 콘테스트를 실시한다.
후이즈측은 "북한도메인 두만강(www.doomangang.com)처럼 외국인(중국인)이 선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북한의 도메인을 외국에 빼앗기지 않고 우리 스스로 지키자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김일성(kimilsung), 김정일(kimjungil), 북한(dpkr.northkorea), 38선(38line), 모란봉(moranbong), 평양(pyungyang), 개성(kaesung), 주체(jooche), 천리마(chollima), 인민(inmin), 노동당(rodongdang), 로동신문(rodongsinmun) 등 북한과 관련된 상당수 도메인은 거의 국내에 등록돼 있는 상태다. 후이즈는 우수작에 대해 북한산 주류 등을 제공한다.
이산가족의 상봉을 추진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유니온 커뮤니티는
홈페이지(http://www.unionzone.com)을 통해 북한 가족의 생사확인과 송금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한민족 해외 인터넷 방송인
한터넷(www.hanter.net)은 양쪽 이산가족이 보내온 사진과 인적사항을 인터넷에 소개하고 있다.
북한 어린이 돕기 이벤트로 봇물을 이루면서 '이웃돕기'가 3.8선을 넘어섰다. 한국통신
하이텔(http://www.hitel.net)은 우리민족 서로 돕기 운동본부와 공동으로 자사 사이트에서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 사랑의 원클릭 캠페인'을 펴고 있다.
기독교 포털사이트인
갓피플(http://www.godpeople.com)은 회원 한명 당 100원씩 모은 돈으로 분유를 사서 북한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는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사단법인
좋은 벗들(jungto.org/gf)은 북한 어린이돕기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글도메인 서비스업체인
넷피아(http://www.netpia.com)는 북한 결핵어린이를 돕기 위해 자전거 유럽대륙횡단행사와 인터넷모금 행사를 펼친다.
▲ 전문음식점 마다 북적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국민들의 부푼 기대를 반영하듯 북한음식점들엔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양지머리 고기와 야채 등을 넣어 만든 '평양식 쟁반'과 왕만두로 유명한 서울 왜관동의 만포면옥. 이 음식점은 평소 점심시간에 100여명의 손님이 찾았지만 김 대통령이 방북한 13일에는 200여명의 손님이 몰렸다.
또 북한 최대 냉면음식점인 서울 역삼동의 평양 옥류관(玉流館) 분점에도 14일 평소의 2백 가까운 손님들이 찾아 북한음식을 즐겼다. 이곳을 찾은 한 회사원은 "김 대통령이 오늘 점심으로 평양냉면을 먹는다는 보도를 접해 우리도 통일을 기원하며 점심메뉴를 평양냉면으로 택했다"며 "평소에도 이곳을 자주 찾는데 오늘처럼 붐빈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 황태·표고 등 상품도 불티
북한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구색 맞추기 수준에 머물던 유통업계의 북한물품은 정상회담을 전후해 불어온 '북한바람'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북한물산전을 개최한 신세계 백화점은 황태, 표고, 호두, 인형을 중심으로 매일 명동본점과 영등포, 미아점에서 각각 200만원 정도씩 팔려 모두 4,200만원의 북한 특수를 기록했다.
특히 두 정상의 만남이 이루어진 이후 북한 특산물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