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사기관이 당사자 동의없이 e메일 등 컴퓨터통신 내용을 들여다보려면 반드시 감청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대법원은 사이버 공간의 통신비밀 보호를 위해 감청영장을 통해서만 컴퓨터통신 내용을 감청할 수 있도록 하는 송무예규를 만들어 시행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수사기관이 컴퓨터통신 내용 감청을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 기각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수집한 컴퓨터통신 내용은 불법감청에 의한 것으로 간주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 동안은 컴퓨터통신 내용에 대한 강제수사 방법과 관련된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 감청영장과 일반 압수수색영장이 혼용돼 쓰이는 등 검찰과 법원 실무상 혼선이 있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예규는 당사자 동의없이 컴퓨터통신 내용을 얻는 것도 통신비밀보호법상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에 해당된다고 본 것으로, 특히 감청영장은 허가 대상이 제한돼 있어 사실상 컴퓨터통신 감청 요건이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압수수색 영장은 대상 범죄의 제한이 없으나, 감청영장은 내란·외환의 죄 공안(공안)을 해하는 죄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 마약법에 규정된 범죄 등으로 허가 대상이 제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