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불 켜진 자녀교육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김모씨는 요즘 자녀들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자신의 어린시절과는 너무나 달라진 사회-교육환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닌 아이들은 부모의 통제권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들이 원하는 일에는 몰두한다. 방과후 공부는 내팽개친 채 인터넷 게임에 빠져들면 부모의 야단쯤은 들리지도 않는다.
부모들은 자신이 자라던 시대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우선 다양한 첨단문화와 접하면서 나름대로 영역을 구축, 개성이 강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더구나 대부분 한두 자녀밖에 낳지 않다 보니 버릇까지 없다는 것이 부모들의 하소연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가정교육 담당자인 부모들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데다 핵가족화에 다른 가족공동체의식 붕괴와 변화된 시대상황에 맞춘 학교-사회교육의 부재 등에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 대안은 없는가
자녀교육의 대안은 자녀보다는 부모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경험으로 무조건 자녀를 윽박지르거나 자신의 입맛대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21세기는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 시대인 만큼 지식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강요하는 학교성적에 너무 급급해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최근 한국청소년상담원 등 상담창구에도 부모들의 과잉기대와 등살에 시달리는 자녀들의 상담내용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한국심리상담연구소나 한국지역사회교육중앙협의회, 한국청소년상담원 등 전문기관이 마련한 부모교육강좌를 수강하면서 나름대로 자녀교육의 방안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관에는 부모와 자녀의 대화기법, 자녀의 학습관리, 자녀교육관 정립 등 부모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박경애 팀장은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성적향상이나 완벽한 모습을 요구할 뿐 부모 자신은 실제로 자녀교육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준비된 부모'라고 한다면 아이들이 세상흐름에 어떻게 적응해하고 있는가를 보면서 대안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 김광웅 교수도 자녀교육이 혼란스러운 전환기일수록 부모와 자녀가 공유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자녀의 잠재적 자원을 스스로 키워내도록 북돋아주며 부모 또한 도덕적으로 모범이 돼야 한다고 권고한다.
'W 이론' '신창조 이론' 등으로 유명한 서울대 이면우 교수의 '자녀교육 십계명'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이 교수는 자녀교육지침으로 1. 자녀를 깍듯이 예우하라. 2. 고집 센 자녀를 지원하라. 3. 칭찬을 해도 비교하지 말라. 4. 큰 일에 실패한 자녀를 격려하라. 5. 선택의 자유를 반복 훈련하라. 6. 사람이 주는 상을 탐내지 말라. 7.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다. 8. 외로움을 극복하도록 가르쳐라. 9. 전문가가 되도록 당부하라. 10. 자녀의 최후 안식처가 되라 등 10가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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