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중랑천·탄천 철새 ‘장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11-30 오전 10:20:00
“야생생태계라 하면 서울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서울에도 생태가 있고, 가장 접근하기 쉬
운 생태가 바로 조류예요.”

평범한 직장인 이병우(38)씨는 조류 마니아다. 한 달에 1∼2번 정도는 조류탐사에 나선다.

때론 바다와 강이 만나는 멀고 먼 철새도래지를 찾기도 하지만 그의 망원경은 주로 한강 주변을 서성거
린다. “새는 우리 주변에서 야생의 본모습을 많이 드러내요. 서울에서만 100종류 이상이나 되는걸요.
전국에서 관찰 가능한 조류가 500종인데 생각보다 많죠.”



◆ 시작할 땐 동호회 도움 필요

평소 동물에 관심이 많던 이씨가 조류탐사에 눈을 뜬 건 2000년 환경운동연합의 회원 소모임인 ‘하호’
에 가입하면서다. 하호에선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야생동물 보호와 동물복지 증진
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2005∼2006년 서울의 주요 새 서식지들을 찾아다니며 관찰·기록해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
울탐조지도’를 펴냈다.

이씨는 회원들과 따로 또 같이 탐조에 나선다. “멀리 가지 않아도 자연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요. 지
나가는 새라도 자세히 보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죠. 작은 새 한 마리가 지나가면 그냥 참새라
고 생각하고 말잖아요. 하지만 전 보면 알거든요. 이 새가 어떻게 도심에 나타났을까 궁금하기도 하
고….”

조류탐사에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가 필요한 건 아니다. 10만원 이하의 초보자용 국산 쌍안경(8배율) 하
나에 조류도감 한 권이면 일단 준비 완료다. 하지만 무턱대고 한강변에 선다고 새가 찾아오는 건 아니
다. “아는 만큼 보이기에 막상 혼자 나가면 실망만 하고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이씨의 조언이다.

“가급적 시작할 때는 동호회 같은 모임에서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좋아요. 그냥 자연의 아름다움
을 느끼는 차원에선 관심만 있다면 어떤 새인지 식별할 수 있는 건 몇 개월이면 가능하죠.” 그러면서
이씨는 “2년 정도 지나니까 제대로 보이더라”고 했다.

◆ 조류탐사, 도심생태 지킴이

조류탐사에서 중요한 건 적당한 거리다.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속속들이 살펴보고 싶겠지만 아무리 좋
은 의도에서라도 가까이 가면 그들에게 방해가 되고 해를 끼치게 된다. 이씨는 “방해하지 않겠다는 마
음으로 아름다운 동물들이 같은 서울 아래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감상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정도가 적당
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눈에 한강변의 말끔한 호안과 시설물은 “아파트 인테리어 공간을 만드는 것”처럼 불편해
보인다. 20년 넘게 안정화되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인간의 편의를 위한다고 가해지는 외부의 충격이 강
과 물을 단절시키고 조류의 서식 공간을 파괴하고 있어서다.

이씨는 “‘조류탐사가 하나의 문화레저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서울에서 아주 적게 남아 있
는 생태계를 지킨다는 행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꼭 적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출처] M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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