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빠~ 의 그리움에 빠져든 대중문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10-31 오전 11:24:00
“아빠~아빠…”

애써 밝게 웃지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며 가수 엄정화는 가슴부터 차오르는 눈물에 목이 메
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힌다. 아이스크림 ‘투게더’ 광고의 한 장면이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스산한
가을의 끝자락에 서니 새삼 아버지가 그립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주신 마냥 포근했던 흰색 머플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버지의 기억을 찾아나서는 이들의 감성을 대중문화가 자극하고 있다.

‘투게더’의 캠페인성 광고 ‘투게더는 아빠입니다’는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신
해철, 엄정화, 김창렬, 김현철 등 4명의 가수가 모델로 등장해 아빠에 대한 남다른 기억을 이야기한다.
신해철은 약국을 하시는 아버지가 500원짜리 동전을 하루 종일 모아 용돈을 주시던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창렬은 “고향의 봄을 하모니카로 연주하시는데 바로 옆에 아버지가 계신 것 같았다”고 중동에서 근
무하던 아버지가 녹음해서 보내주던 테이프 편지의 추억을 털어놓았다. 김창렬은 아들 주완 군과 함께
출연하며 복받치는 감정으로 눈물을 흘려 한동안 촬영을 하지 못했을 정도라고.

빙그레 측은 “아버지를 잊고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에게 아버지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스토
리”라고 밝혔다. 또 “우리 딸 하늘나라에 잘 있니”라는 마지막 대사가 압권인 SK텔레콤의 광고도 눈
물샘을 자극한다. 택시를 탄 한 중년남자가 딸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들려오는 것은 “영은이가 보고
싶은 분은 음성을 남겨주세요”라는 녹음메시지 뿐. 죽은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애틋한 부정(父情)
을 담은 내용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쏟았다는 이들이 여럿이다. 이 광고는 2003년 태풍 매미로 맏딸과
예비 사위를 한꺼번에 잃었지만 딸의 휴대폰을 해지하지 않고 그리울 때면 딸에게 전화를 거는 서의호
포스텍 교수의 실화에 바탕을 둔 것이라 더욱 울림이 크다.

지금 성인이 된 이들이 추억하는 기억 속 아버지는 이들 광고에서처럼 쓸쓸한 느낌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친근하다기보다는 좀 거리가 느껴지는 사람으로서 가정을 책임져야하는 과거 전통적인 아버지들
의 고단하면서도 쓸쓸한 뒷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는 것. 그러나 사회가 변하면서 아버지상도 달라졌다.
최근 자녀를 가진 남자 연예인들이 친구같은 아빠 모습으로 부각되는 것이 그러한 예다.

‘투게더’ 광고에도 나온 김창렬은 광고에서는 아버지를 불렀지만 실생활에서 그 자신이 아빠의 모습
을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경우다. 아들 주완군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KBS2 ‘빅마마’의 코너
‘김성수ㆍ김창렬의 아빠수업’에서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항상 아들에게 신경을 쓰며 놀아주는 모습
을 통해 친근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룹 ‘쿨’ 출신의 김성수도 딸 혜빈이를 기르며 초보아
빠의 육아일기를 선보이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원 씨는 “권위적인 아버지는 이제 설자리를 잃었고 요
즘 아빠들은 친구같은 경향을 보이며 감성적인 접근으로 아빠의 자리를 되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가수 션(본명 노승환)도 좋은 예다. 연예활동이 뜸한 그를 종종 접하게 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인터넷
에 돌아다니는 딸과 함께 찍은 사진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하음 양과 함께 운동화까지 똑같이 맞
춰 신고 커플룩을 선보이는 그는 탤런트 정혜영과 결혼해 아내와 딸을 살뜰히 챙기는 가정적인 모습으
로 호감도가 상승한 경우다. 아이와 함께하는 엄마의 모습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반면에 가정적인 아빠
의 모습은 아직까지 신선한 측면이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엄마가 된 여자 연예인들이 주로 출연
하던 유아용품 광고도 아빠들이 접수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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