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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체계적인 관리없이 '신지식인' 선정 남발…정책 후원도 끊겨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가짜 학위파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0년전 정부가 학벌사회를 타파하겠다며 신지식인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신지식인들은 여전히 학벌사회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신지식인' 유명세 소리없이 사라져
서울 구로구의 주상복합건물 로비. 이 건물에서 2년째 경비원을 하고 있는 장형현씨(61)는 지난 98년 국 민의 정부 시절 최초의 신지식인 가운데 한명이었다.
당시 우체국 집배원이었던 장씨는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당시로서는 놀랍게도 컴퓨터 지도 프로그램 을 만들어 학력을 뛰어넘는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장 씨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제대로 쓰이지도 못한 채 빛을 바랬고 장 씨는 국가에서 인정받았 던 능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체국을 정년퇴직했다.
장 씨는 "계속 써준다고 하면 있었겠지만 정부에 제안은 없었다. 1호봉 올려준다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신지식인이 경비를 보느냐' 이런 말도 있지만 굳이 신경쓰지는 않는 다"고 말했다. 오히려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주위의 견제와 편견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고백하는 장 씨는 "초등학교 나왔으니 당신은 신지식인이 된거다. 주위에서 이런 말 많이 했었다"며 "질투가 너무 심했었다. 솔직히 그만큼 욕도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밤낮 없이 24시간씩 경비 근무를 하는 요즘 장씨는 형편이 풀리면 자신의 재능을 살려 컴퓨터 동영상으 로 자신의 고향 산천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한다. 장 씨와 마찬가지로 초기의 신지식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정부의 지원은 아무것도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신지식인단체 간부는 신지식인들이 결국 한국 사회의 견고한 벽에 부딪혀 좌초했다고 자 조적인 평가를 내렸다.
학력을 뛰어넘겠다던 신지식인들, 하지만 정부의 무관심과 우리 사회의 편견이 이들의 발목을 여전히 잡 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없이 방치된 '신지식인 운동'
이처럼 신지식인 운동이 흐지부지된 것은 무엇보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선정한 신지식인은 모두 3천 3백여명이나 되지만 지난 2005년 9월 89명을 선정한 뒤 정 부 차원의 신지식인 관련 활동은 사실상 중단됐다.
국회에서 관련 예산 배정이 끊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지식인 김종백 씨는 "신지식인 운동이 참여정 부의 우선 과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2건국위원회에서 범정부적으로 추진했던 신지식인 업무는 참여정부 들어 일개 정부부처인 행정자치부 로 넘겨졌고 다시 10개 부처로 뿔뿔이 흩어졌다가 이마저도 지난해에는 5개부처로 축소됐다.
당연히 정부가 지원하는 대규모 신지식인 관련사업이나 지금까지 선정된 신지식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 원 등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의지부족과 함께 또다른 관변운동이 아니냐는 논란, 학력파괴에 대한 기존 학계의 반발도 신지식 인 운동이 10년 사이 급격히 쇠락한 이유다. 또한 운동 시작 2년 안에 천여명을 뽑는 등 초창기 신지식인 선정 문제점과 신지식인 안에서의 내부분 열, 자질 문제 등도 원인으로 거론됐다.
신지식인 정신문씨는 "신지식인으로 뽑힌 우리가 잘했어야 했다"며 자조섞인 목소리를 냈다. 학벌없는 사회의 전형을 발굴해 확산시키겠다는 애초의 올바른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신지식인 운동 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CBS사회부 육덕수/강현석 기자 cosmo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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