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인기ㆍ이색학과 변천사…세태를 말해준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8-27 오전 10:31:00
‘1980년대 사무자동(OA)학과에서 현재 레이싱모델학과, 매직엔터테인먼트과까지….’ 실용주의를 내세
운 전문대학의 학과 변천은 세태 변화를 그대로 말해준다. 세태에 영합해 반짝 인기를 끌다가 하루 아침
에 사라진 학과도 허다했다. 전문대가 탄생한 80년대부터 지금까지 어떤 전문대 학과가 인기를 끌고 또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까.
▶80년대, 사무자동학과 최고 인기=77년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2년제 전문대학이 탄생했다. 초급대학, 고
등전문학교, 전문학교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처음 갖췄다. 첫선을 보인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냉담했다. 4년제 대학과 차이가 있었을 뿐 아니라 취업률까지 저조했기 때문이다. 재수생을 흡수하는 정
도의 역할만 했다.

전문대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한국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80년대 들어서다. 그 중심이 높은 취업률
을 자랑한 사무자동학과였다. 이기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당시 공문서를 작성하기 위
해 타자를 전문적으로 치는 직원은 사무실마다 꼭 필요했다”면서 “많은 기업이 생겨나면서 그 수요가
폭증했고 타자 인력을 배출하는 사무자동학과는 자연히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90년대 초 워드프
로세서, 컴퓨터 워드가 보급되면서 사무자동학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실용=전문대’란 인식이
자리잡는 데 큰 공을 세웠다.

▶90년대, 이색학과의 집중 탄생=차별화와 실용주의를 앞세운 이색학과가 우후죽순 탄생했다. 조리학
과, 안경광학과, 피부미용학과 등 세분화된 전공이 인기를 끌었다. 만화학과, 애니메이션과, 레크리에이
션과 등 예술 계열의 학과도 연이어 선보였다. 4년제 대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색 학과도 등장했다.
소방안전관리과, 전통복식과, 제화공업과가 이색학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시기부터 4년제 대학보다 경
쟁률은 낮지만 취업이 잘된다는 인식도 높아졌다.

▶외환위기, 취업 잘되는 전문대 전성시대=외환위기란 그림자가 덮쳤지만 전문대엔 최고 전성시기였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때, 자격증으로 무장한 전문대 졸업생의 높은 취업률은 수
험생, 학부모를 사로잡았다. 외환위기가 시작된 이후 전문대 경쟁률은 해마다 배로 뛰었다. 100% 취업
을 보장했던 철도전문대의 경쟁률은 96년 당시 파격적인 11.5대1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원자의 성적도
높아졌다.

98년 때 4년제 대학 진학이 너끈했던 300점 이상 고득점자도 전문대로 뛰어들었다. 취업이 보장됐던 철
도전문대, 농협전문대는 물론 소위 ‘자격증학과’로 불렸던 안경광학과, 치기공과, 조리과, 미용관련
학과에 우수한 성적의 학생이 대거 몰렸다.

▶화려하지만 실속을 따져야=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24일 2008학년도 수시2학기 전형계획을 발표했
다. 146개 전문대가 15만8779명의 학생을 모집한다. 올해도 전문대 신설학과에서 세태를 읽을 수 있었
다. 젊은이의 선호에 맞춰 레이싱모델전공학과(아주자동차대), 매직엔터테인먼트과(동부산대)가 등장했
다. 조선업 호황, 취업난에 맞춰 취직을 보장한 조선메카트로닉스과를 마산대는 새로 만들었다.

양한주(동양전문대 교수) 전문대 교육연구학회 회장은 “현재 직업의 주기는 매우 짧아졌다”면서 “당
장의 인기에 영합한 학과보다는 세태 변화에 맞춰 교육과정을 바꾸고 평생직업교육 체제에 걸맞은 학과
를 개설해야 전문대가 진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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