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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이런 공무원, 이런 자원봉사자 보셨나요?”
외롭게 혼자 사는 할머니를 17년 동안 어머니처럼 보살피다가, 돌아가신 뒤 장례는 물론 호적정리까지 해주고 물려받은 유산은 기탁한 한 공무원의 미담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성동구 도 선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박종민(44)씨.
그는 17년 전 사근동사무소에서 일하면서 김 모(83) 할머니를 처음 만났다. 취로인부로 동사무소에서 일 하던 할머니는 아무 연고도 없이 혼자 살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박씨는 측은한 마음에 집에도 자주 들르며 남몰래 할머니를 보살피기 시작했다. 공무원의 특성상 근무지가 자주 바뀌었지만 만남은 꾸준히 이어졌다.
세월이 지나면서 몸이 쇠약해진 할머니는 잦은 병치레 끝에 지난 6월 대장암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장례 를 치러줄 사람도 없던 김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박씨가 챙겼다. 할머니 장례와 사망신고까지 조용히 처 리했으나, 이 사실은 호적정리를 하던 성동구청 호적계장의 눈에 띄어 세상에 알려졌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4일 전 박씨를 불러 그동안 취로를 하며 모아둔 은행예금과 월세보증금 등 400여만 원을 남겼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유언과 함께였다. 박씨는 할머니가 평생 모은 소중한 돈 이기에 다른 어떤 돈보다 값어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해 성동구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 공부방 사업에 기탁했다.
평범한 전업주부가 10년 넘게 해온 노인 머리깎기 봉사활동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6년 봉사를 하 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미용사 자격증을 딴 후 10년 넘게 자양동 지역 노인정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어 르신들에게 이발을 해드리고 있는 이는 정정숙(50·자양동)씨. 커트와 파마는 물론 염색과 두피마사지까지, 오랜 봉사로 프로 미용사와 진배없는 솜씨가 일품이다. 180 여회 이·미용봉사활동을 펼치는 동안 그녀의 손을 거쳐 간 노인은 무려 5000명이 넘는다.
원래 동대문구 용두동 시립병원에서 대필 봉사활동을 하던 그녀는 다른 기술로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불과 3개월 만에 미용사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가끔 멀리 시골까지 봉사를 떠나는 정씨는 가위에 손가락을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만족해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부모님에게 효도한 듯 뿌듯하다며 웃는다. 평소 적십자 회원으로 밑반찬을 만들어 저소 득층 가정에 배달하기, 이웃돕기 성금 모으기 등을 실천하는 그녀는 자양3동 통장직도 맡고 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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