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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내 손으로 직접 사기범을 잡는다’
인터넷 사기 피해자들이 만든 사이트인 ‘더 치트(http://thecheat.co.kr)’가 사기범 검거에 혁혁한 공 을 세우고 있다. 사이트 이용자들은 적극적으로 피해사실을 사이트에 공지하고 실시간으로 범죄자 목격 사실 및 연락 상황 등을 올린다. 경찰도 사기범을 잡기위해 이 사이트를 24시간 모니터링 할 정도다.
한 경찰서가 100건 이상 사기범 올해만 4명 검거
충남 연기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8일 올해에만 인터넷으로 무려 100여건의 사기를 저지른 김모(19)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11명, 피해액이 1600여만원에 달하 는 범죄를 저질러왔다. 범행 대상 품목은 주로 포터블 미디어플레이어(PMP)나 휴대전화 등 주로 젊은 세 대들이 사용하는 품목들이다.
피해액이 10만원∼50만원선에 그치는 비교적 소액이고 미성년자들이 많다보니 피해신고가 드물어 경찰수 사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더 치트에 “김씨에게 몇십만원을 사기당했다”는 각종 피해사실이 올라 오면서 경찰이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도움이 됐다. 경찰은 모니터링 끝에 김씨가 안양에 있다는 사 실을 확인하고 7일 밤 늦게 김씨가 놀고있던 나이트클럽을 급습, 김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피해신고가 들어올 것으로 판단하고 김씨의 여죄를 캐 고 있다. 연기경찰서는 올해에만 이처럼 100건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인터넷 사기범을 4명이나 검거했 다. 100건 미만의 범죄자까지 합하면 10명이 훌쩍 넘는다. 인터넷 사기범들은 대부분 주거가 불분명하 고 대포통장·대포폰을 사용해 신분을 위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검거율이다. 김씨도 11개의 대포통 장을 사용해왔다. 사실상 이 사이트가 없었다면 검거가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신고가 적은 소액사건이지만 더 치트에 피해사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면서 범죄자 를 특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있다"면서 “김씨를 보름만에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라고 말했 다.
피해자들 “소액 사기도 뭉치면 큰 돈. 범인 못잡으면 잠못자”
김씨의 검거에는 피해자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큰 도움이 됐다. 한 피해자는 김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나도 사기를 해보고 싶은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냐”며 연기까지 펼쳐 김씨로부터 “대포폰을 만든 다음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범죄 이익을) 챙기고 끊어버리면 절대 안걸린다"는 말까지 들어냈다. 이 말 들이 고스란히 경찰 귀에 들어갔음은 물론이다.
김씨에게 사기를 당한 박모씨도 사기사실을 안 순간 경찰서를 찾아가기보다 더 치트에 피해글을 올리는 것을 선택했다. 일단 다음 피해자를 막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박씨가 글을 올리는 순간 경찰에서 전 화가 왔다. 이미 김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던 경찰이 사이트 모니터링을 하던 중 박씨의 글을 보고 바 로 연락을 한 것이다. 인터넷 사기범들이 어떻게 검거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박씨는 “26만원을 주고 중고 휴대폰을 산뒤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순간 '사기당한것 같으니 더 치 트에서 검색해보라'는 댓글이 달렸다"면서 “김씨의 이름을 검색하는 순간 수십건의 피해사실이 뜨자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검거됐다고 하니 조만간 얼굴이라도 보러 경찰서에 갈 생각”이라며 “소액이라고 하더라 도 모이면 큰돈인데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활개친다고 생각하면 밤에도 잠을 못이룬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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