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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한탄만 하는 사람들은 왜 돈을 못버나?
그때 그 아파트, 마누라가 반대만 안했어도… 할아버지 땐 우리집 머슴이 10명 넘었는데… 에잇! 주식이고 부동산이고 다 폭락해라 내 팔자야, 형님이 보증만 안섰더라면…
술자리에 꼭 한 번씩 나오는 게 신세한탄이다. “우리 형님이 그 재산 날려먹지만 않았어도…. 그때 그 아파트를 샀어야 했는데, 괜히 마누라가 반대하는 바람에 요 모양 요 꼴이야” 등 인생사 질곡은 끝이 없다. 대부분 이런 자리에서는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 뭐, 난 운이 좋아서 그렇지”라며 술값 까지 계산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부자 되기에 실패한 것일까. 팔자 탓으로 돌리면 가장 쉽겠지만, 사람이 운명에 순 응하기란 쉽지 않다. 결과가 있으면 분명히 원인은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전형적인 신 세한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투자 원칙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도움말 주신 분: 삼성증권 고규현 연구 원)
①옛날엔 우리 집도 부자였는데― 손절매 원칙을 잊으셨군요 가장 전형적이고 이야기 전개도 비슷하다. 주로 ‘할아버지 때 땅 부자?큰아버지의 사업실패?동생들의 고난?현재 별 볼일 없음’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양념으로 ‘할아버지 때 머슴이 10명이었는데, 그 머 슴들이 할아버지 땅을 다 샀다’는 이야기가 첨가되기도 한다. 이 실패 스토리의 중심인 ‘사업실패’ 가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손절매 원칙’을 지키지 못한 데 있다. 앞날이 어두우면 손해를 보고서라도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이 돈을 잃는 가장 큰 이유가 주가가 오르면 차 익을 실현한다고 주식을 팔지만, 손해를 보면 원금을 되찾는다며 장기 보유하기 때문이다.
②전엔 저 땅이 다 뽕밭이었는데―‘투자 시력’이 안좋으시군요 버스를 타고 서울의 노른자위 땅을 지날 때마다 부모님들이 하시는 말 중 하나다. 가끔 “과수원 하던 양반이 요즘 BMW 타고 다니는 걸 보면, 참 운명이란 게 있어”란 말이 후렴구로 붙기도 한다. 이 또한 신세한탄이다.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갑자기 개발되기도 하지만, 서울시내의 개발계획은 미리 발표된 다. 서울 강남의 경우 1970년대부터 이미 새로운 도심으로 만든다는 계획에 따라 개발됐다. 요즘엔 강 북 재개발이 화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구재상 사장은 “요즘 베트남 호찌민도 서울처럼 강남 개발이 화두인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강북은 평당 1000만원씩 하는 데 비해, 강남은 여전히 4㎞만 떨어져도 평 당 몇 십 만원 정도”라며 “우리 경험으로 보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 다.
③회사가 강북이어서― 재테크는 뒷전, 현실에 안주하는 스타일 최근 직장인들이 많이 쓰는 레퍼토리다. “내 친구는 현대자동차 다니는데 본사가 서초구 양재동으로 이 사하면서 근처 분당으로 이사를 갔던 거야. 이사 간 뒤부터 집값이 뛰기 시작하는데… 근데 우리 회사 는 왜 강북에 있어서 사람 신세를 망쳐!”라는 식이다. 비슷한 사례로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서 집을 못 옮겼고, 살기가 편해서 단독주택에 계속 살았다’ 등도 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재테크보다는 현실의 삶을 더 중요시하지 않았나. 직장인 김모(38)씨는 서울 종로지만 그는 지금까지 불편을 감수하고 처음 1억원짜리 빌라에서 시작해 7년 동안 네 번의 이사 를 다녔다. 그 결과 그는 현재 9억원대 아파트에 산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④빚도 없이 열심히 모았는데― 빚 없는게 자랑은 아니랍니다 빚 없는 게 자랑인가? 아니다. 50대 이상 부모님 세대는 그럴 수 있다. 1980~90년대 평균이자율은 11% 가 넘는다. 당연히 월급쟁이는 이자감당을 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담보대출 금리가 연 7%대인 요즘은 다르다. 과다한 대출(월소득의 40%를 넘어서는 원리금 상환 액)은 피해야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대출은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핵심요소이다. ‘빚진 죄인’이란 말 도 있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란 말도 있다. 투자수익을 예상할 때 는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대출을 활용해야 한다.
⑤주가·부동산 폭락해라― 당신의 저주가 부메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가·부동산이 폭락하면 경제가 붕괴되고, 저주하는 사람의 직장마저 잃게 될 확률이 높다. 오히려 주 가·부동산이 폭락하면 기뻐하는 사람은 싸게 많은 자산을 사들일 수 있는 부자들밖에 없다. 물론 주식 이든 부동산이든 지나친 단기급등은 문제고, 여러 부작용도 많다. 그러나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는 한이 있더라도 자연스럽게 자산가격이 올라야 부자가 될 기회 역시 생긴다는 점을 잊지 말자.
조의준 기자 joyju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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