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세계 7대 불가사의 리우 그리스도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8-01 오후 3:45:00
코르코바도 언덕의 예수가 기적을 일으켰나

지난 7월 초 ‘신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만리장성(중국), 마추픽추(페루), 치첸이트사 마야유적지(멕시
코), 콜로세움(이탈리아), 타지마할(인도), 페트라(요르단), 그리스도 석상(브라질)이 선정됐다. 자국
문화유산이 탈락한 나라에서는 선정 결과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알람브라궁전이 있는 스페인은 “이
번 투표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코미디였다”(일간 엘 문도)고 했고, 에펠탑에 기대를 걸었던
프랑스는 “투표방식이 인구가 많은 나라에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르 피가로)며 불합리성을 지적했
다. 스톤헨지에 마지막 자존심을 걸었던 영국도 실망의 빛을 감추지 못했고, 21개로 압축된 최종 후보
에 기요미즈데라(淸水寺)를 가까스로 올려놓았던 일본은 “만리장성은 1위에, 그러나 기요미즈데라는 탈
락…”(아사히신문)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의 인민일보는 만리장성이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와 함께 7대 불가사의 선정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앙코르와트, 알람브라궁전, 이스터섬 석상(石像) 등을 제치고 마지막 순간 7
위 안에 들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만든 리우데자이네루의 그리스도상(像) 소유주인 브라질은 그리스도
상 선정과 관련된 외국 언론의 비난 섞인 반응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스도상의 선정이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너무 나이가 젊다
는 점이다. 나머지 6점은 최소한 1000년이 넘는데 그리스도상은 80세가 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적이라 말할 수가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유일하게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아니라
는 사실이다.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비난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 번째 이유로는 조각이라 독특한
건축양식을 자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불가사의 운운하기엔 명분이 너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종교적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최종 선정전에 바티칸 당국은 “21개 최종 후보 가
운데 기독교 관련 건축물이나 문화유산이 많지 않다는 점이 유감스럽다”면서 “바티칸의 시스티나성
당,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성당 등은 7대 불가사의에 들 자격이 충분하
다”는 입장을 유럽 언론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이에 힘을 얻었는지 그리스도
상 앞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불가사의 재단은 이번 투표를 일러 민족과 언어, 종교, 피부색, 이념을 초월하여 세계인이 자신의 견해
를 자유롭게 표현한 ‘글로벌 데모크라시’의 시범 케이스라며 드러난 문제점을 너그럽게 봐달라고 말했
다.

그리스도 석상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코르코바도 언덕 정상에 있다. 몇 년 전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했을
때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파도를 바라보다가 먼 산 위에서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어떤 석상과
눈이 마주쳤다. 직감적으로 리우의 명물인 그리스도상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코르코바도 언덕은 해발 710m. 그곳으로 오르는 등산열차가 있다. 코즈메베료 역에서 타면 코르코바도
언덕 입구까지 갈 수 있다.열차 안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절경이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동안 열대
원시림과 숲 사이로 간간이 내려다보이는 리우의 도시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드디어 그리스도상과 마주했다. 두 팔을 벌린 채 굽어보고 있는 그리스도는 구세주 예수의 이미지를 제
대로 살리고 있었다. 저 멀리서 근엄하면서도 온화한 모습으로 굽어보고 있었던 것이다. 명상에 잠긴 듯
한 것이 부처를 닮은 예수를 보는 것 같았다. 상의 높이는 32m, 양팔을 일자로 벌린 길이는 28m나 됐
다. 다가오는 사람을 모두 보듬으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일상의 고단함에 지친 이들을 감싸주는 듯
도 했다.

그리스도상은 무려 1145t에 이를 정도로 거대해 서서는 그 모습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카메라를 든
채 드러누워서 한번 시도해 보았다. 그제서야 그 얼굴이 파인더에 들어온다.

석상 앞 광장에서는 리우의 시내 경관이 한눈에 들어올 뿐 아니라 코파카바나 해안과 이파네마 해안의
유려한 곡선까지 감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리우의 구석구석이 다 보인다. 파노라마 구도라는 게 무언
지 알 것 같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그리스도상 앞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리스도상을 건립하겠다는 아이디어는 1850년대부터 있었다. 1889년 브라질이 공화국이 되면서 정교(政
敎) 분리가 이루어져 성사되지 못하다가 1921년 시의 랜드마크 차원에서 건립 필요성이 다시 한 번 제기
되어 추진됐다. 1926년 공사가 시작되어 5년 후인 1931년 10월 12일 오후 7시, 불꽃이 펑펑 터지는 가운
데 그리스도상이 온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석상은 리우의 상징을 넘어서 브라질에도 큰 선물이 됐
다. 독립 100주년이 되는 해였기 때문이다.

공사는 브라질 엔지니어인 실바 코스타에게 맡겨졌다. 그는 우선 프랑스로 가 폴란드 출신의 프랑스 건
축가 폴 란도프스키에게 상의 제작을 의뢰했다. 란도프스키는 스위스 제네바의 칼뱅 종교개혁기념비를
조각한 바 있는 종교 전문 조각가다. 아르 데코(미감과 기능, 장식 측면을 두루 접목시킨 20세기 전반
을 풍미한 예술양식) 양식의 조각 몸체는 시멘트로 만들었고 외장에는 녹색 활석을 부착시켜 해가 진 후
에는 어둠 속에서도 신비한 빛을 발하게 했다.

석상 내부에는 리우의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그곳까지 실어
다 준다. 그 아래 기단 부분에는 2006년 10월 헌당된 교회가 있다. 거기에서는 누구나 세례를 받거나 결
혼식을 거행할 수 있다.

낭만과 정열이 넘치는 카니발과 삼바의 도시 리우는 이제 거대한 그리스도상을 7대 불가사의에 올려놓음
으로써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브라질 정부도 이에 맞춰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곧 가동할 것이라며 세
계인의 관심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

/ 권삼윤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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