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하위권인 학생들의 문제점은 대부분 공부 ‘방법’을 모른다는 데 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
는 공부 방법이나 내용을 찾아야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성적을 올릴 수 있으나 대부
분은 그렇지 않다.

‘피드백 공부법(선미디어)’을 펴낸 교사 출신의 이승호씨는 “학원, 과외 등에 의존하려는 생각부터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며 “자기 스스로가 아닌 남에게 끌려가는 공부는 부작용만 일으킨다”고 강조했
다. 20여 년간 교직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쳐 온 이씨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 버려야 할 몇 가지 고정관
념에 대해 조언했다.

어려운 문제집만 찾는 습관을 버려라
‘교과서 문제는 쉬워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은 거의 문제집으로 공부한다’
‘나도 이제부터는 어려운 문제집으로 공부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어려운 문제집을 들고 있으면 짜증이 나기 마련. 어떤 과목이든 원리를 모르
면 문제풀이는 안 된다. 문제를 푸는 목적은 원리를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데 있기 때문
이다.

어려운 문제집을 풀기 전, 교과서를 완전하게 이해하고 교과서 내의 문제도 모두 풀 수 있어야 한다. 교
과서만 완전학습해도 상위권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를 출제할 때 난이도를 상중하로 조
절하는 등 모든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문제집을 무조건 따라 쓰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자기만의 공부 방법으로 차근
차근 공부하는 모습은 보지 못한 채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보고 그 흉내를 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영어, 수학 공부만 잘하면 된다?
모든 교과서가 언어로 돼 있고, 그 내용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함에도 정작 독해력(언어능력)은
무시한 채 영어, 수학 공부에만 매달려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모든 교과는 유기적으로 연결
되어 있다. 영어, 수학에만 집중하는 경우는 들인 시간에 비해 그 효과가 단발성으로 끝나기 쉽다.

이승호씨가 가르친 한 학생은 영어, 수학을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약 9개월 동안 영어, 수학의 모의고
사 점수가 4등급이나 올랐다. 독해력 향상에 힘을 쏟은 결과다. 사회탐구나 과학탐구 역시 언어영역의
모의고사 점수가 70점 이상 되면 혼자 힘으로 거의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독해력은 곧 전체 과목의 실
력이다. 영어, 수학 등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그 과목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언어 실력이 부족
하지 않은지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모르는 것은 무조건 선생님께 물어라?
‘내’가 모르는 것을 선생님이나 나보다 공부를 월등하게 잘하는 아이에게 묻는 순간, 이미 자신의 마
음속에서는 연구하려는 자세가 사라진다. 반면, 나와 점수 차가 거의 없는 친구(또는 약간 못하는 친구)
에게 먼저 물으면 그 문제를 함께 연구하는 자세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는 선생
님이나 잘하는 친구보다는 자신과 성적이 비슷한 친구에게 먼저 물어 함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래도 해답을 찾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선생님이나 잘하는 친구에게 묻는 게 좋다.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공부 방법이다.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