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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선변호인이 검찰과 법원의 마음을 움직여 강도상해죄로 기소됐던 30대 청년에게 새 삶의 기회를 줬 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이경춘 부장판사)는 강도상해죄로 구속기소된 김모씨(35)에게 준강도미수죄 를 적용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의 석방에는 김종표 변호사의 도움(경향신문 6월19일 자)이 결정적이었다.
김씨는 지난 3월 시립도서관에서 한 여대생의 가방을 훔쳐 달아나다 자신을 붙잡으려는 남성을 주먹으 로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7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무작정 상경,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도서관에 들 렀다가 일어난 충동 범죄였지만 김씨에게는 법정형이 징역7년형인 강도상해죄가 적용됐다. 범죄 사실에 비해 법정형이 무겁다고 생각한 재판부는 강도상해죄 대신 다른 죄명으로 공소장을 변경해볼 것을 제의 했지만 검찰은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족과 오래전에 연 락이 끊긴 김씨를 위해 합의금을 마련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바로 이때 국선변호인으로 이 사건에 합류하게 된 김변호사가 김씨의 사연을 듣고 여러차례 끈질긴 설득 끝에 피해자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했고 합의금까지 대신 마련해줬다.
이에 따라 검찰도 죄명을 ‘강도상해죄’에서 ‘준강도미수죄’로 변경해 구형을 당초 3년6월에서 2년6 월형으로 낮췄고, 재판부는 김씨의 또다른 절도범죄와 함께 집행유예(징역 1년6월, 집행유예 4년)를 선 고할 수 있었다. 김변호사의 노력이 있었기에 검찰과 재판부도 김씨를 선처할 수 있었던 셈이다. 재판장 은 선고공판에서 이례적으로 “피고인은 어렵게 피해자와 합의한 만큼 꼭 일해서 변호인의 돈을 갚으 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씨는 110여일 만에 구치소에서 풀려나자마자 김변호사를 찾아왔다. ‘출소하면 꼭 사무실에 인사가겠 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변호사는 “이제까지는 변호인·피고인으로 만났지만 이제부터는 형 ·동생으로 만나자”며 김씨의 손을 꼭 쥐었다. 출소 당시 김씨는 아무런 짐 없이 맨손으로 나왔다. 하 지만 사무실을 나서는 김씨의 손에는 김변호사가 건넨 고용지원센터 안내책자와 여비가 들려 있었다. 김 씨에겐 새 삶을 줄 ‘짐’이었다.
〈송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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