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14년차인 A차장은 지난 5월 마이너스통장으로 2000만원(연 7%)을 대출받아 주식을 샀습니다. 주 식 투자를 접은 지 4년 만입니다. 그는 “주변에서 주식 투자로 돈 벌었다는 친구들이 늘어나 조바심이 났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누적 수익률이 35%라는 A차장은 “집사람이 말리지만 않으면 더 대출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들떠 있었습니다.
주가지수가 올 들어서만 30% 가까이 치솟으면서 빚내어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대출이자를 갚고도 돈이 남는다는 계산에서죠. 우리은행 광화문지점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신 규 마이너스 대출은 거의 없었는데, 최근 하루 4~5건으로 늘어났다”며 “30~40대 직장인들이 주식 투자 용이라면서 1000만~2000만원씩 빌려간다”고 하더군요. 이영주 하나은행 법조타운 지점장도 “‘주가가 더 오를 것 같다’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 방법을 묻는 전화가 5월부터 많이 온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경우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월 말 5조2100억원에서 6월 말 5조7600억원으로 다섯 달 새 5000억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4000억원, 1000억원이 늘었습니다.
심지어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대출도 3개 대형사(삼성, 대한, 교보) 잔액 합계가 6월 말 1조4348억원으로 다섯 달 새 약 10% 증가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은 늘 큰 변화 가 없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월 200억~300억원씩 늘었다”면서 “주식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습 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빚내어 주식투자 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 섞인 표정입니다. 재야에서 ‘시골의 사’란 필명으로 유명한 의사 겸 주식전문가 박경철씨는 “빚내어 투자하는 것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집값이 떨어져도 최소한 살 집은 남지만, 빚내어 주식 투 자했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