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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마에스트로 샤를 뒤투아(71·사진). 영화배우 잭 니컬 슨인 줄 알았다. 칠순을 넘겼지만 그는 여전히 지상 5cm에 서 있는 듯 들뜬 분위기였고, 농담을 즐겼 다. 3일 낮 서울 세종문화회관 5층 서울시향 연습실에서는 1974년 이후 33년 만에 다시 서울시향을 지휘 하게 된 샤를 뒤투아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는 “서울시향은 같은 오케스트라이지만 단원들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번이 첫 연주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1973년부터 캐나다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음악계의 변방에 불과했던 이 오케스트라를 최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런 경험이 서울시향의 변화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를 물었다.
뒤투아는 “캐나다나 한국에서나 마찬가지다. 오케스트라를 변화시키는 방법은 뛰어난 젊은 뮤지션으로 단원을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에서 공부한 젊은 한국인들의 재능은 뛰어나다. 정명훈 같은 연륜 있는 지휘자가 음악적 스타일, 사운드, 다양성을 젊은이들에게 전해 주고 이끌어 줘 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계 스위스인인 샤를 뒤투아는 퀘벡에 있는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이 주축이 된 몬트리올 심포니와 라벨, 드뷔시 등 프랑스 인상주의 레퍼토리를 집중적으로 녹음했다. 그는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특기인 라벨의 ‘어미거위’ 모음곡과 ‘다프니스와 클로에’, 스트라빈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협연 샹탈 쥐이 에)을 연주할 예정이다. 세 곡 모두 우아하고 생동감 넘치는 무용음악과 관련이 있다.
“음악은 어차피 육체적인 느낌에서 출발합니다. 음악 중에 춤과 관련이 없는 것은 없어요. 옛 프랑스 작곡가 륄리도 발레곡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베토벤도 7번 교향곡의 클라이맥스는 댄스곡으로 작곡했습 니다. 라벨은 실내악, 피아노곡, 관현악곡 등 거의 모든 곡이 연주된 드문 작곡가입니다.”
칠순을 넘긴 그에게는 여전히 세계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내년부터 4년간 에셴바흐의 뒤를 이어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2009년부터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 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현대 오케스트라의 경우 음악적 스타일이 중요합니다. 베토벤, 브람스, 라벨을 모두 다른 방식으로 접 근해야 오케스트라만의 색깔을 만들 수 있죠.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유진 오먼디와 스토 코프스키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쿠세비츠키의 보스턴 심포니 등이 지휘자 아래서 자신만의 사운드 를 만들어 왔습니다.”
뒤투아는 “지휘자는 음악뿐 아니라 교육 등 복합적인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좋은 작곡가와 연 주자를 만날 수 있는 지휘자 역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커리어”라고 말했다.
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만∼12만 원. 02-3700-63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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