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활동-감각 탁월” 서로 칭찬 스티브 잡스 - 빌 게이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6-02 오전 11:50:00
24년만에 만난게이츠-잡스 ‘앙숙’서 ‘동갑친구’로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라이벌이자 숙적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이례적으로 한 행사에 참석해 상대방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월스트리스저
널, AP통신 등 미국언론들이 31일 보도했다.

두사람이 만난 것은 하루 전인 30일 월스트리트 저널 주최로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에서 열린 ‘디지털
에 관한 모든 것’이란 행사. AP에 따르면 게이츠와 잡스가 무릎을 맞대고 앉아 직접 대화를 나누기는
지난 1983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14년전 한 IT 행사에 참석해 대화를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때는 인공위성을 통한 원거리 대화였다.

미 언론들은 수십년 만에 만난 IT업계의 두 앙숙이 예상과 달리 90분 동안의 대화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
기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잡스는 “빌은 산업계에서 최초로 소프트웨어 회사를 세웠다”면서 “누구보다
도 먼저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게이츠는 잡스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저히 믿
어지지 않는 취향과 우아함’을 갖춘 제품을 개발했다면서 “스티브가 이룩한 일은 매우 경이로웠다”
고 화답했다.

상대방에 대해 가장 존경하는 점이 무엇인가란 한 청중의 질문에 대해 게이츠는 소비자의 요구를 날카롭
게 읽어내는 잡스의 ‘감각’을 꼽았고, 잡스는 게이츠의 자선활동을 지적했다. 특히 잡스는 게이츠의
자선활동을 칭찬하면서도 “그가 죽어서 묘지에 누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
지 않겠다고 결정한 이상 이 세상은 좀더 나아질 것”이라며 날카로운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잡스는 MS
의 ‘제휴능력’ 역시 가장 부러운 점으로 꼽으면서 “그들은 진짜 뛰어난 사람들과 어떻게 손을 잡아
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며 “만약 애플이 DNA에 그런 장점을 조금 더 갖고 있었다면 정말로 잘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최악의 오해는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잡스가 “10년간 우리의 결혼을 비
밀에 부치기로 한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 반면에 게이츠 회장은 “우리 누구도 불평할 만한 일은 없
다. 함께 일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1955년생으로 52세 동갑인 게이츠와 잡스는 각각 1975년과 1976년 MS와 애플컴퓨터를 설립한 뒤 한때 사
업상 파트너 관계를 맺었으나, 이후로는 치열한 경쟁을 계속하며 반목해왔다. 1984년 잡스가 매킨토시
컴퓨터로 대성공을 거뒀을 때 게이츠가 위기에 직면했으며, 1995년 게이츠가 윈도95를 출시했을 때 잡스
가 “내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맹비난했던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두 사람은 30일 행사에서 IT업계 후배들에게 주고 싶은 교훈으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과 회사를 키우
겠다는 의지는 기업인들이 가장 도전할 만한 가치다”(게이츠) “열정없이는 실패뿐이다. 유능한 사람
이 함께 있어야 위대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잡스)고 각각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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