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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방현] 엔진은 마법과도 같다. '마력'의 힘을 끌어모아 한계를 뛰어넘는다. 바람을 거스르 고 가파른 경사도 거뜬하다. 속도를 높이고 무거운 몸을 끌어올린다.
자전거는 오토바이가 되는 꿈을 꿀까? 아주 가끔은 엔진을 등허리에 달고 씽씽 달리고 싶어 할지도 모르 겠다고 생각해 본다. 행글라이더는 어떨까?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것 그 이상을 원해 엔진을 그리워한 적은 없었는지 …. 행글라이더와 같은 날개에 엔진과 프로펠러를 장착한 초경량항공기 ULM(Ultra Light Motor)을 만나러 경기도 화성의 어섬으로 갔다.
■바람아 멈춰 다오 엔진을 달았다고 무적은 아닌가 보다. ULM을 타고 비상해 보겠다는 소망은 다음날, 또 그 다음날로 미뤄 야만 했다. 비와 바람이 문제였다. 비야 어쩔 수 없다지만 바람은 정말 심술궂었다. 갑자기 불어닥치는 바람(가스트) 때문에 비행을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
비행은 오전 8~10시 사이, 오후 4시 이후가 좋다. 이때가 바람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한낮엔 열기류로 인해 갑작스럽게 공기의 흐름이 상승하는 등 불안정하다.
며칠을 미루고서야 드디어 화창하면서도 바람이 잔잔한 날을 맞이했다. 먼저 날개를 조립했다. 쭉 펼쳐 진 한쪽 날개는 6m 가량 된다. 점차 날개의 모습이 갖춰지니 팽팽한 모습이 꼭 독수리 날개를 보는 듯하 다. 날개도 날고 싶다는 듯 보챈다. 바람이 살랑살랑거리면 퍼덕퍼덕 혼자라도 날겠다는 듯 뒤척인다. 날개가 이렇게 자꾸 보챈다면 기다려야 한다. 바람이 세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날개가 완성되면 본체라고 할 수 있는 트라이커와 결합한다. 날개가 엔진을 다는 순간이다. ULM의 장점 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해체·조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격납고가 필요 없고, 이동이 편하다. 다만 비 행 전에 조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이제 기다림만이 남았다. 바람아 잠잠해 져라.
■한 마리 새가 된 듯 두 시간을 기다렸다. 드디어 바람이 한풀 꺾이기 시작한다. ULM을 이륙장으로 끌고 갔다. 가슴이 두근두 근거린다. 체험 비행의 조종을 담당하고 있는 윤청 날개클럽 대표의 오른발에 힘이 들어갔다. 액셀러레 이터가 깊숙이 눌러지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깐 사이 하늘로 떠오른다. 언제 떠올랐는지 모 를 정도로 가뿐히 난다.
헤드셋을 머리에 썼음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엔진 소리가 요란하다. 몸에 부딪치는 바람이 거세 다. 고도를 300m까지 올리고 속도도 시속 90㎞에 가까워지니 춥게 느껴질 정도다. 카메라를 잡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려 온다.
하지만 아래를 내려다보면 새가 된 듯 흥겹다. 바람을 몸으로 느끼는 상태에서 발 아래 세상을 조망하 는 것은 정말 짜릿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이때 헤드셋을 통해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쪽을 보세요. 제부도에요. 발밑에 보이는 건 항구에 정박된 배들이고요." 제부도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점점이 박힌 배들, 아기자기한 주 택, 갯벌과 갈대 등등이 형형색색 어우러져 눈을 어지럽힌다. 너무 즐거워 비명을 지르고 싶을 정도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것을 배경으로 섬들이 펼쳐지는 광경을 하늘에서 이동하면서 본다는 것은 색다 른 감동이다.
윤 대표의 경우엔 낮은 구름이 낀 날, 그 구름을 뚫고 2㎞ 정도까지 올라가 햇빛을 보았던 기억이 강렬 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구름을 양탄자 삼아 그 위를 살포시 날며 햇살을 받는 기분을 어찌 말로 표현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영화 속 장면처럼 상상만 할 뿐이다.
어느덧 비행한 지 40분에 가까워졌다. 기껏해야 10분 정도 날았다고 생각했는데 …. 아쉬운 마음을 공중 에 남겨 둔 채 착륙한다. 행글라이더와 달리 속도를 죽이지 않고 평행을 유지한 상태로 땅에 바퀴를 댄 다. '혹시 …'라며 속으로 걱정했던 마음이 싹 달아난다. 착륙도 짜릿한 경험이다.
■초경량항공기를 배우려면 초경량항공기는 크게 ULM과 ULP(Ultra Light Plane)로 나뉜다. ULM은 행글라이더에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해체와 조립이 간단하다. 이·착륙 거리가 짧은 것이 장점이 다. 날개는 행글라이더와 같아 엔진이 꺼지더라도 기존의 행글라이더처럼 활공이 가능하다.
일명 고정 날개라 불리는 ULP는 엔진이 부착된 글라이더로 ULM보다 안정적 자세로 조종할 수 있으나 해 체가 불가능해 보관할 격납고가 필요하다. 무게 220㎏ 이하로 일반 경비행기보다 가볍고 구조도 간단하 지만 조종법은 비슷하다.
초경량항공기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외에 헤드셋·인터콤·비행복을 갖춰야 한다. 또 조종사 자격 증이 있어야 한다. 비행 학교를 통해 비행 경험이 20회 이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필기시험 및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초경량항공기를 배우려면 날개클럽(02-927-0206), 코스모스비행클럽(016-240-8948), 한국비행교육원 (031-401-1192), 예모항공(031-356-1025), 에어로피아항공(031-357-4116), 드림항공(043-643-2676) 등 을 이용하면 된다.
화성=글·사진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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