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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와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이 최근의 집값 하락에 대해 ‘본격적인 하향세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잇따 라 밝히고 있다. 지난 2일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집값은) 완연한 하향 국면에 진입해 앞으로 더 떨어질 것”라고 발언한 데 이어 차관과 담당 본부장까지 나서 ‘집값 바닥론’을 반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 에 차단하고, 집값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상태여서 집값은 언제든지 상승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건교부 “집값 바닥론 틀렸다”=건설교통부는 1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집값 하락은 이제 시작에 불 과하며 바닥을 쳤다는 일부 주장은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서종대 주거복지본부장은 “최근 집값이 안정을 보임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올해 서울 집값이 떨어진 것 으로 알고 있지만 1~4월 서울 집값은 2.5%, 강남 집값은 1.5%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 4주전에 불과해 집값은 아직도 하향안정세로 돌아서는 변곡 점 주변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다. 최근 5년간 서울 집값이 63%, 지난 1년 동안 19%(강남권 28%) 오른 것 에 비하면 여전히 더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본부장은 “그동안 많은 무주택 서민들이 집값이 올라 일할 의욕마저 상실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 막 하락하기 시작한 집값을 두고 ‘더 떨어지면 부담이 된 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섣부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서본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집값이 하향세를 보이자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을 줄이고, 전매금지 등 의 규제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춘희 차관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집값이 하향안정세라고 하지만 그동안 크게 상승했던 것 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내릴 것”이라면서 “정부가 마련한 가격안정대책은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정권교체 이후 주택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 이 주택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주택정책 관련 시책들을 제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교부 고위직들이 잇단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은 ‘집값폭락→금융부실→서민경제 파탄’이란 시나리오로 각종 정부 규제책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시장도 “집값 하락 계속될 것”=최근의 집값 안정세가 확산될 여지가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이다. 일반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출금리와 세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정책이 당초 계획대로 시행될 예정이어서 집값 바닥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는 얘기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버블세븐 논란 이후 아파트값 상승폭은 크게 둔화됐지만 아직 까지 오름세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블세븐 지역에서는 최근 1년간 전체 평균 7.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버블 논란 이전 평균상승률(27.13%)에 비해 오름폭이 줄었지만 내림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즉 가격하락의 여지가 더 많다는 것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매주 소폭의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지 바닥이라고 인식할 만큼 낙폭이 크지 는 않았다”면서 “거래된 급매물 몇개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전체적인 시장흐름에는 영향을 미치 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의 각종 토지보상금이 대거 풀리고 분당급 신도시가 다시 집값 상승의 불 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섣부른 ‘집값 본격 안정세’란 시각도 무리라는 분석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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