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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는 지난 2월 논술 모의고사의 ‘좋은 답안’과 ‘나쁜 답안’을 공개했다. 이 사례는 앞으 로 치러질 서울대 논술고사의 채점 기준과 방향 등을 제시하는 만큼 수험생들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인문계열=개화기 조선의 사회상에 관련된 제시문을 주고 ‘개화기 조선 사회 상황과 오늘날 세계화 상 황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기술하라’는 문제와 ‘개화기 직전의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논한 세 가 지 지문 가운데 하나의 견해를 택해 반론과 재반론을 포함한 당시 조선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대책 을 기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인문계열에서는 ‘좋은 답안’으로 양시양비론을 피하고 결론을 명확히 하며 주어진 조건을 지키면서 구 조적으로 안정된 논술이 꼽혔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문제에서 개화기 조선과 현재 한국의 상황을 각각 한 문장으로 압축해 설명한 뒤 다 음 단락에서 유사점을 간략히 언급해 차이점을 요약·대비한 논술문이 좋은 답안으로 소개됐다.
두 번째 문제에서는 흥선대원군과 온건개화파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지적하면서 ‘물질문명과 정 신문명을 함께 받아들이자’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논증한 것이 좋 은 답안으로 꼽혔다. 이 논술은 고유한 가치관과 미풍양속의 붕괴가 우려되지만, 어느 정도 피해는 감수 하면서 새로운 가치관과 전통적 가치관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해 채점관의 호평을 받았다.
서울대 측은 이 답안이 절충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글 전체의 일관성으로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해 좋은 답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앞에서 기술한 내용을 부연하거나 ‘논증’보다는 ‘일반론적 서술’을 한 논술문은 ‘나쁜 답안’ 으로 꼽혔다.
예를 들어 개화기 직전 상황을 검토하여 대처 방식을 기술하지 않은 채 세계의 일반론으로 넘어간 논술 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수험생들이 서울대 인문계열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논술 내용이 중복되지 않고, 한 문장이나 문단에 한 가지 주제를 담도록 연습해야 한다.
아울러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반론을 벗어나 주어진 지문에서 자신만의 결론을 끄집어내는 훈련이 필 요하다.
◆자연계열=일상 속의 매운맛에 관련된 지문과 매운맛을 내는 피페린과 캡사이신의 화학 구조 등을 제시 하고, 매운맛을 내는 화합물을 만드는 방법이나 매운맛을 없애는 데 우유를 마시는 게 효과적인 이유를 일상생활과 연결지어 설명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계열은 특성상 문제 해결 과정을 도표·모형·그림이나 수식 등으로 표현하는 시각화·수식화 능 력, 문장을 간결하게 쓰는 표현의 적절성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피페린과 캡사이신의 공통점과 차이점 논하라’는 논제에서 원소 구조를 그려가며 원소의 조성, 결합 원리, 결합 수를 명확하게 설명한 논술이 좋은 답안으로 꼽혔다.
또 ‘우유는 무극성이어서 매운맛을 없앤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기술한 논술은 낮은 점수를 얻은 반 면 ‘우유의 무극성 성분이 무극성인 피페린, 캡사이신을 수용체로부터 떼어내기 때문에 매운맛을 없애 는 효과가 있다’며 명확하게 기술한 논술은 좋은 점수를 얻었다.
매운맛을 내는 식물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설명하라는 문제에서는 진화의 핵심인 ‘돌연변이’와 ‘적자 생존’ 개념을 기초로 한 식물이 피페린과 캡사이신을 갖게 된 과정을 서술하거나 ‘자연선택’의 관점 에서 접근한 논술이 좋은 답안으로 꼽혔다.
반면 식물의 역사보다 훨씬 짧은 인간의 역사 선택 관점에서 기술한 논술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나쁜 답 안으로 꼽혔다.
즉 자연계열 논술은 상반된 결론을 주장하더라도 논거가 정당하고 논리 전개에 문제가 없으면 좋은 점수 를 받았다.
서울대 논술은 이번 모의 논술고사를 토대로 준비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모의 논술고사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 기준으로 인문계 가형(3문항)은 평균 56.88점, 나형(가 형에 1문항 추가)은 평균 51.52점, 자연계는 평균 41.33점으로 매우 낮았지만 절반 정도 학생들이 논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른 점을 감안해 전체적인 출제 경향은 유지할 방침을 밝혔 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노진한 논술강사는 “남은 기간 논술의 기본인 독해력을 기르기 방향으로 언어영역의 독해 부 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수능과 논술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문항이 여러 개 로 나뉘고 분량도 길어진 만큼 주어진 조건에 맞게 논술을 작성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풍연 기자 jay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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