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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 유방암 수술 환자들과 매달 찜질방 모임 ■국립암센터 이진수 연구소장 주1 회 환자·가족들과 폐암 Q&A 시간 ■서울대 노동영·삼성병원 이제호 교수 온라인·이메일로 의료정보 제공·상담
“유방암 수술 받은 지 6개월이 지났는데 요즘 가슴이 다시 돋아나는 듯해요. 혹시 암이 재발하는 건 아 닌지요?”
환자의 상의를 살짝 들춰 본 초로의 남성이 마이크를 잡았다. “살이 찌면서 유방을 떼어낸 자리의 피하 지방이 두툼해졌을 뿐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숨 죽여 듣던 100여명의 중년 여성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찜질방. 이곳에 모인 중년 여성들이 서울아산병원 유방암 클리닉 안 세현(50) 교수의 말을 놓칠세라 집중해 듣고 있었다. 안 교수는 이날 모인 여성들을 수술한 의사다.
안 교수로부터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은 3년 전 안 교수의 설명을 자세히 듣기 위해 아예 ‘서울아산병 원 핑크 리본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회원 수가 600명이 넘는 이 모임이 안 교수의 주선으로 ‘목욕 하는 여인들’ 행사를 시작한 것은 2004년 4월이었다. 환자들이 암 수술 후 나타난 몸의 변화를 전하면 안 교수가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안 교수로서는 수술 후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셈이다.
지난 2월말 수술 받은 김미옥(49)씨는 “안 교수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려 충남 천안에서 남편과 함 께 왔다”며 “수술을 받은 뒤 가슴을 잃었지만 그 안쪽에 있는 가슴은 더 크고 따뜻해졌다”고 말해 박 수를 받았다.
모임의 이영희 회장은 “동네 목욕탕에서 때 밀고 사우나도 하고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쉽지 않았다”며 “교수님의 제안에 회원들 모두 대환영이었다”고 말했다.
3년 동안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이 행사에 안 교수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안 교수는 “어떤 일도 환 자들과 만나는 모임만큼 중요하진 않다”며 “한꺼번에 100여명에게 암에 관한 정보를 주는 자리라 의 사 입장에서도 효율적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2005년 7월 서울아산병원 근처에 48평 아파트를 전세 내기도 했다.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 들이 퇴원 후 6주에 걸쳐 외래환자로 항암치료를 받을 때 머물 쉼터로 쓰기 위해서였다. 전세보증금 1억 7000만원 중 3000만원은 환자들이 갹출했고, 나머지 1억4000만원은 안 교수가 은행 대출을 받아 충당했 다. 안 교수는 “선진 외국과 달리 힘든 항암치료 기간 동안 여관 등을 전전하다 몸을 더 망치는 우리나 라 환자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의사들은 안 교수만이 아니다. ‘환우(患友)회’를 만 들어 수술 후 관리를 돕는 병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의사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선 고무적인 현상이다.
‘유방암 수술의 대가’로 알려진 서울대병원 외과 노동영 교수는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을 통해 유방암 환우회 ‘비너스회’를 후원하고 있다. 노 교수가 직접 온라인으로 상담한 건수만도 1만건이 넘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폐암을 완치시킨 것으로 유명한 이진수 국립 암 센터 연구소장은 1주일에 한 번 씩 환자들과 만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30분 환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1시간씩 폐암에 관한 질문을 받고 답을 해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제호 교수는 환자들과 24시간 이메일로 대화를 나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카페와 블로그를 운영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까지 만들어 의료 정보를 제공한다. 이 교수 는 “돈 내고 진료 받는 환자가 왜 궁금한 것을 꾹꾹 참아야 하느냐”며 “의사도 인터넷 시대에 맞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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