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말 유럽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벼룩시장(flea market)’. 벼룩이 들끓을 정도의 고물을 판다 는 뜻에서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지금의 벼룩시장에 벼룩은 없다. 이웃끼리 필요 없는 물 건을 교환하고, 때로는 연륜이 묻어나는 명품을 싼값에 건지기도 하는 기회의 시장으로 각광 받는다. 영 화 ‘노팅힐’의 배경이 된 영국 런던의 포토벨로마켓을 비롯해 미국 뉴욕의 헬스키친벼룩시장,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클리냥쿠르, 일본 도쿄의 요요기공원 벼룩시장 등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꼽힌다. 국 내 벼룩시장은 최근 몇 년간 규모나 수효 면에서 해외 못지않게 성장했다. 벼룩시장의 종류도 일반인이 쉽게 판매할 수 있는 곳부터 전문상인들이 테마별로 물건을 파는 곳까지 다양하다. 서울에서 가볼 만한 주요 벼룩시장을 알아보자.》
○ 독특한 패션소품을 찾는다면 홍대 앞 희망시장은 아트 벼룩시장으로 유명하다. 홍대 앞이라는 지역 특성에 걸맞게 판매자들의 옷차림 도, 그들이 들고 나온 물건도 모두 ‘예술적’이다. 수공예 액세서리가 주를 이루고 독특한 디자인의 의 류와 가방, 인형, 소품 등이 매물로 나온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주최자가 달라 토요일은 프리마켓, 일요일은 희망시장으로 불린다. 홍익대 정문 앞 놀이터에서 매주 토 요일 오후 1∼6시에는 프리마켓이, 일요일 오후 2∼6시에는 희망시장이 열린다.
강남구 압구정동 ‘노리마켓’에 가면 연예인들이 내놓은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주 토요 일 오후 1∼5시에 압구정동 뮤직 라이브러리 맞은편에서 열리는 노리마켓은 일부 연예인들이 직접 물건 을 팔아 유명해진 곳. 모델 배정남과 임상효, 가수 조원선, 아트디렉터 박희정 등이 자주 나온다. 유럽 등지에서 들여온 브랜드 제품을 비교적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쇼핑 칼럼니스트 배정현 씨는 “패션잡지들이 연말이나 3월 신학기 시즌에 여는 벼룩시장을 찾으면 유 명 브랜드의 알짜배기 상품을 1만∼2만 원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 추억을 사고 싶다면 벼룩시장의 또 다른 묘미는 추억의 옛 물건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대문 풍물시장은 황학동 벼룩시장이 동대문운동장으로 고스란히 옮겨와 새 둥지를 튼 곳으로 매일 열 리는 상설시장이다. 만병통치약부터 골동품에 가까운 고가구까지 독특한 물건이 즐비하다.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9시∼오후 7시로 등록된 상인들만 판매할 수 있다.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만화영화박물관인 씨네펠리스 주차장에서도 일요일마다 추억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어린 시절 누구나 찾던 불량식품부터 할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회중시계까지 다양한 물건이 나온 다. 헌책은 ‘보물섬’이라는 곳에서 따로 판매한다.
○ 이국적인 문화를 원한다면 매주 일요일 오후 혜화동 로터리에는 필리핀 벼룩시장이 열린다. 인근 혜화동 성당으로 미사를 보러 오 는 필리핀인 가톨릭 신자들이 많아 이곳에 자리 잡았다. 동성고 담을 따라 늘어선 20여 개의 좌판에는 필리핀제 샴푸와 향료, 양념 등이 선보인다. 쭈그러진 오 이처럼 생긴 암빨라야, 타마린 스프, 필리핀 순대인 롱가네사 등 다양한 필리핀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찾는다면 외국 벼룩시장에서 구해 온 물건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인 아자플리마 켓(www.azacom.com)에 들러볼 만하다.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본점(02-565-3325)과 코엑스몰(02-6000-3325), 목동점(02-2649-3349)이 있다. 그릇세트, 옷, 가방, 카메라 등을 싼값에 구입 할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벼룩시장 정보도 얻을 수 있다.
○ 아이들과 함께라면 뚝섬유원지에서는 일반 시민장터 외에 매월 셋째 주 토요일 ‘뚝섬 어린이 벼룩시장’(02-732-9998)이 열린다. 초등학생이 직접 판매를 체험해 보는 장터로 어린이를 동반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자리를 내주 지 않는다. 어린이가 팔기에 부적절한 물건도 접수하지 않는다. 10대 청소년을 위한 벼룩시장으로는 매월 둘째와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7시 홍대 앞 주민광장에서 열 리는 ‘땡땡마켓’(02-335-7710)이 있다. 서울시와 청소년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로놀이짱기획단’과 대안교육공간인 민들레사랑방에서 주관하는 행사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 문래공원에서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후 1∼4시에 열리는 영등포 청소년 벼룩시장 (02-2675-7776)도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 알뜰한 주부라면 2004년 3월 개장한 뚝섬 나눔장터는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 중앙에 있어 주말 가 족 나들이 장소로도 괜찮다. 장터에서는 다양한 중고 생활용품이 판매되고 친환경 이벤트도 열린다. 별 도의 참가비 없이 판매 수익금의 10%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면 된다. 인터넷 (www.flea1004.com)이나 전화(02-732-9998)로 사전에 판매 참가신청을 할 수 있고 당일 현장신청도 가능 하다. 서초구가 운영하는 서초 벼룩시장(02-570-6490)은 매주 토요일 서초구청 앞마당에서 열린다. 중고물품 만 팔 수 있는데 오전 7시 반에 시작해 오후 2시면 파장이 된다. 컴퓨터용품 전문 벼룩시장인 용산 벼룩시장(02-711-2375)은 용산전자상가 소속 70개 업체가 참여한다. 구 모델의 컴퓨터와 주변기기, 교육용 및 게임용 CD 등을 최고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오디오, 카메 라, 진공청소기 등의 제품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개점시간은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전 10시 ∼오후 7시.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