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넘으면 서울 사람들 조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4-21 오전 10:26:00
섭씨 31.2도. 이는 서울 지역에서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게 하는 여름철 온도 분기점이다. 그 이상 온도
가 올라가는 날이 많으면 사망자 수가 평균보다 더 많아진다.

기상청 기상연구소 응용기상연구실은 여름철 어떤 온도(임계 온도라고도 함) 이상에서 사망자가 늘어나
는가를 지난 30년간의 통계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 이 온도가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의 임계 온도
가 연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온도는 섭씨 30도인 미국 보스턴보다는 약간 높고, 32도인 애틀랜
타, 40도인 댈러스, 44도인 피닉스에 비해서는 낮은 온도다. 서울 사람들은 미국의 이들 도시는 물론이
고, 국내에서도 대구나 부산.광주 등 남부 지방 사람에 비해서도 더위에 약하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
다. 여름철 평균기온이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지역 사람들보다 더위에 더 약한 것이
다. 31.2도는 서울의 여름철 일 최고기온 평균치인 31.4도와 비슷하기도 하다.

◆ 폭염 후유증 하루 만에 나타나=1994년 여름 폭염은 전국적으로 전례 없이 기승을 부렸다. 7월 중순에
서 하순, 8월 초순으로 갈수록 찜통 더위가 이어졌다. 하루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보
름 이상 이어졌었다. 7월 24일 서울은 섭씨 38.4도까지 올라갔다. 이 여파로 그 다음날 (7월 25일) 하루
에만 서울에서 180명이 사망했다. 보통은 하루 100명 내외인데 이날은 80명 정도가 더 세상을 뜬 것이
다. 기상연구소 김지영 연구사는 "이날의 사망자 수는 더위 후유증이 하루 만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입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위에 대한 후유증은 3~6일 후에 나타난다.

그해 폭염은 전국적으로 이어졌지만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방에서는 초과 사망자가 있긴 있었어도 그렇
게 많지 않았다. 6~8월 3개월 동안 지역별 초과 사망자 수는 서울지역 725명, 인천 169명, 대전 102명,
대구 107명, 부산 156명이며, 광주의 경우 24명이 덜 사망했다. 이는 서울 지역 사람들이 더위에 더 약
하다는 것을 말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더위는 노인들이 더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

1971~2000년 동안 31.2도를 웃돈 날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조사 기간 동안을 10년 단위로 잘라 봤
을 때 71~80년은 162일, 81~90년 179일, 91~2000년은 236일이었다. 이에 따라 폭염이 인체 미치는 영향
을 심도 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 탈수증과 비만도 사망자 늘려=폭염 기간에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고온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
이 받는다.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요양원에 있는 사람의 50~92%가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폭염 때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비만한 사람은 열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열 스트레스를 그렇
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받는다. 질병을 앓고 있거나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더위를 견디지 못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폭염 비상 대피 시설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연구사의 지적이다. 더위가
있기 하루 이틀 전에 비상 연락망을 통해 독거노인이나 에어컨이 없는 집에 사는 노약자를 냉방 시설이
된 대피소로 옮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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