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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 공무원인 강성민(가명) 과장은 딸과 아들이 미국에서 대학과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다행 히 둘이 같은 도시에 살고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공립이어서 부담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한 해 3000여만원. 문제는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내후년부터다. 비용이 거의 갑절로 뛰기 때문이다. 이미 2500만원을 대출한 강 과장은 아들이 대학을 마칠 때쯤이면 1억원 정도를 빚질 각오를 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과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을 비교해 보니 한 명에 5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자식 교육을 위해 그 정도는 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아파트 평수도 조금 씩 줄여갈 계획이다.
#2 김효숙(가명·45)씨는 16살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 보냈다. 한 해 비용은 학비가 1만2000달러 정도이 고 홈스테이 비용이 1만2000달러, 여기에 생활비와 용돈 등을 합쳐 3500만원 정도다. 한 해 가계 수입 의 절반을 차지한다.
김씨는 “평소 돈 관리를 잘하고 한국에 남은 식구들이 알뜰하게 살기 때문에 당장 가계 부담을 크게 느 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아들의 유학비자를 연장할 때는 1년치 학비를 한꺼번에 송금해야 하기 에 부담이 된다. 또 당장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목돈이 들까봐 걱정이다. 김씨는 “주위 얘기를 들어봐 도 우리랑 비슷한 집들에서 자녀 유학을 많이 보내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기 유학이 더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가 되면서, 이에 따른 가계 부담이 중산층의 허리를 졸라 매고 있다. 이 가운데는 과도한 유학 비용에 짓눌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에서 아들 유학비 부담으로 괴로워하던 문아무개(53·여)씨가 스스로 목 숨을 끊었다. 경찰 조사 결과, 문씨는 유학비 조달 등으로 6억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 났다.
조기유학업체인 해외유학공사의 박정원 원장은 “5~6년 전만 해도 부유층이 주로 관심을 가졌지만, 요즘 에는 상담하러 오는 학부모 10명 가운데 네댓명은 월급쟁이 등 중산층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한 해 2 만~3만달러가 유학비용의 한도라는 식으로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이른바 ‘기러기 아빠’들을 심층면접한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김성숙 교수는 “연구를 하 면서 만난 아버지들은 대체로 연봉의 50~80% 정도를 자녀에게 보내지만, 심하면 수입의 100%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이 크게 움직이면 유학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뛸 수 있다. 예상 치 않은 위험에 맞닥뜨릴 가능성은 국내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최양숙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강사(상담학)는 “부모 세대가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다 보니, 자녀 세대 의 교육을 위해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배경에는 교육 수준의 인플레 도 있고, 유학파가 사회 전반적으로 득세를 해 왔던 점도 무시 못할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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