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 안팔려 이사도 못해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3-05 오후 3:24:00
경기도 분당 시범단지 32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 A(44)씨는 4개월째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하지 못
하고 있다. A씨는 딸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좀더 넓은 평수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지난해 말 7억5000만
원에 집을 내놨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을 강화한 11·15 부동산안정 대책 이후 집을 보러 오는 사람
이 없어 이사 계획을 포기해야할 상황이다.
A씨는 “시세보다 2000만원 싸게 내 놓아도 중개업소에서는 연락조차 없다”며 “얼마나 가격을 내려서
집을 내놓아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한숨 쉬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시장안정 대책으로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이사를 포기하는 사례
가 속출하는 등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매수자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가 내역 공개 등을 골자로 한 주택법이 입법될 것으로 전망하
며 주택 구입을 늦추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시세보다 수천만원씩 싼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되고 매수·매도 호가 간 차이도 수억원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32평형 아파트를 주변 시세보다 1000만원 싼 3억5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은 B씨(경기도 용인
시 수지읍)도 집이 팔리지 않아 고민이다. 2주 전까지만해도 몇몇 매수자들이 집을 보러 왔지만 최근에
는 이마저도 끊겼다. B씨는 “사업 자금이 필요해 급하게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 데 문의조차 없어 답답
하다”고 말했다.

분당 정자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데다 저렴한 아파트 공급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며 “매도자들이 시세보다 가격을 싸게 내 놓아
도 매수자들은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등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고 말했
다.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동구 고덕2단지 18평형
은 지난해 8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8억원으로 떨어졌고, 16평형도 6억8000만∼6억9000만원에서 6억
4000만∼6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재건축단지 분양권 가격도 떨어졌다. 잠실 3단지 재건축인 트라지움 33평형은 1월보다 2000만원 떨어져
10억3000만∼10억5000만원에, 서초구 반포동 주공2단지 재건축인 래미안 2차 34평형은 5000만원 떨어진
11억∼12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11·15대책 직후부터 거래가 줄기 시작해 민간택지 분양
가 상한제와 분양 원가 공개 등을 골자로 한 1·11 대책 발표 이후에는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다”며
“본격적인 이사철에 접어들었지만 예년과 같은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위기를 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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