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투기 억제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하는 종합부동산세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심각한 허점
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보완을 촉구한다.

대한은퇴자협회(KARP)는 사회적 형평성 제고측면에서 부동산 과다보유자에 대해 전국의 주택과 토지를
합산 과세함으로써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부동산세제 개편안의 취지에 적극 동의한다.

그러나 종합토지세 부과 기준이 국세청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주택은 9억 원 이상, 나대지는 6억 원 이
상, 사업용 토지는 40억 원 이상으로 하면서 주택과 나대지, 사업용 토지를 별도로 계산해 세금을 부과
토록 한 것은 큰 허점이라 하겠다. 기준시가 9억 원하는 주택을 한 채만 갖고 있더라도 종합부동산세 부
과대상이지만, 8억짜리 집과 5억짜리 나대지, 39억의 사업용 토지를 갖고 있는 개인사업자는 총52억 원
의 부동산을 갖고 있는데도 부과대상에서 제외된다면 형평성의 문제는 물론, 각종 탈법 소지를 제공하
는 불합리성을 안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고가의 집과 땅을 가진 부동산 부자들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과 방침이 밝혀지면서 벌써부터
절세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각종 탈루 편법이 난무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종합부동산세가 세대별이
아니라 개인별로 부과된다는 점을 악용해 부부나 가족의 증여나 공동명의로 등기해 가족구성원별 자산
을 과세대상이하로 낮춰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발표대로 종합부동산세가 국세로 될 경우 세금을 중앙정부가 거둬 가난한 지자체에 나눠준다
는 발상은 지방분권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뿐
이다. 복잡한 이중과세성격의 소지를 없애고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로 합산해서 초과부분에 대해 누진세
율을 적용하는 단일세제 체제로 해야 마땅하다.

무엇보다도, 투기라는 것을 모르고 토박이처럼 살아온 기준시가 9억의 주택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 장노
년층 은퇴자에게도 징벌적 성격의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한 제도인지 묻고 싶다.
정부당국은 불합리한 세제를 도입해 가뜩이나 세부담 증가를 염려하는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초래하지 말
고 형평성 있는 보완책을 촉구한다.

2004. 11. 06.
대한은퇴자협회(KA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