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일자리다운 일자리 창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5-01
작년 연말 대통령 선거가 한창 무르익어 갈 때 전국 201개 대학총장들이 모여 새정부가 해야 할 일의 정
책순위를 논의했다. 최우선 선택은 ‘일자리’였다. 젊은이들을 사회로 내보내는 대학의 고충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사례다.

올 초에 개최된 제46차 UN 경제사회이사회는 기업의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에 대해 만
장일치로 승인하고 각국이 우선순위로 두고 노력하기를 촉구했다.

우리보다 앞서 일자리 문제를 다뤄온 선진국들도 이제는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국민들의 욕
구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는 본인의 권리가 보호되면서, 생활이 가
능한 적절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생산적인 일자리를 말한다.

일자리에 관한 한 우리 사회는 각기 다른 형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은 사람을 못구해 아우성인 반면,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야단이다. 구직난 속의 구인
난이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장난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시니컬한 용어가 유행하고 있지만, 정말 88
만원을 준다고 구인광고를 내보라. 쉽게 인력을 구할 수 있는가?

젊은 사람들은 좋은 일자리만 찾으려 하고 나이든 세대는 그 자리라도 가고 싶어하지만 연령 때문에 취
업이 수월치 않다. 국민소득 이제 2만달러를 갓 넘은 주제에 우리의 젊은이들은 3C 업종만을 찾고, 한
창 일해야 할 중장년층은 조기퇴직에 걸려 명예스럽지 못한 명예퇴직을 당하고, 퇴직한 노년층은 허드렛
일이라도 해보려고 온종일 거리를 헤매고 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어느 정부가 국민의 일자리에 관심이 없으련
만, CEO 출신의 대통령이 선출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잘 살게 해달라는 국민의 뜻 아니겠는가?

얼마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그룹 회장단 회동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강만수 기획
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와 회장단은 대기업의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결의의
‘건배’를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은 일부 대기업의 역할로 끝나서는 안된다. 30대 기업의
일자리를 모두 합해봐야 백만이 채 안된다. 전체 근로자의 80% 이상이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일자리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육성책도 좋지만, 중소기업 육성책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일자리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정부의 섬세한 일자리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부처마
다 경쟁하듯 벌리는 저임금의 임시적인 고용창출이 아니라, 기업활동이 활발해져 자동적으로 인력이 요
구되는 일자리가 늘어야만 실업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은 사람을 못구하고 구직자들은
3D업종을 피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고용창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의무를 지고 있다. 1976년에 발효된 UN국제경제문화사회적권
리에는 일자리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한국정부도 1991년에 이에 서명했다. 국민들
에게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라는 ‘일자리다운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정부는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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