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의 허와 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1-29
언론마다 앞 다투어 한국을 떠나 살라고 은퇴이민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연일 현지답사 보도들이 주간지 마다 몇 페이지씩 올라 있다. 이민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쓰던 우리의 선
배들이 60년대초 배를 타고 떠나던 남미농업이민, 美 이민법개정으로 불기 시작한 미국이민 등, 살기 위
한 이민이 고작이었다. 그것은 그 시대의 고단한 삶이었고 그나마도 선택된 사람들이 떠나는 선망의 대
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여유를 갖고 제3국으로 떠나는 은퇴이민을 얘기한다. 언론은 월 2∼3백만원으로 꿈같은
외지생활 장면을 보도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나이든 부부가 월 2∼3백만원이면 여유있는 생활을 하지
않는가? 도대체 액수의 개념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한국의 은퇴층에서 몇 명이나 월 2백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지, 또는 그 만큼의 연금을 받고 있는지?

연금공단에 의하면 국민연금 전체수급자 190만명의 월평균 수령액은 19만원선이다.

대기업에서 30년을 넘게 재직하다 퇴직한 은퇴자가 받는 국민연금도 월 40만원 정도 수령하고 있다. 재
산이 많거나, 월평균 연금 180만원정도를 받는 퇴직공무원 또는 군인은퇴자 26만여명에게나 가능한 일이
다. 이렇게 재정적으로 선택된 소수만이 떠날 수 있는 은퇴이민이 은퇴층 전체의 관심처럼 떠들썩한 것
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전에 국내 최초로 개최된 은퇴자전원마을 박람회에 밀려든 은퇴자의 욕구는 고향
으로 향하는 장노년층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은퇴이민의 기대치는 대부분 싼 물가, 하인처럼 부릴 수 있는 현지고용인, 자연 환경, 골프 등이다. 반
면에 현지에서 겪게 될 문화적 차이, 의사소통의 어려움, 외지인으로서 당하게 될 치안 불안, 한국과의
거리, 외로움 등은 늘 떠나지 않는 일들이다.

은퇴이주가 옆 동네 마실가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강북에서 살다 강남으로 이사만 가도 한참 낯
이 설다. 은퇴이민 생각 전에 철저한 준비와 사전답사로(한 달 이라도 거주 해보고)후회 없는 이주를 해
야 한다.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헛수고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아야한다.

우리국민은 귀소성이 제일 강한 민족이라 한다. 타지에 나가 살다가도 나이 먹으면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데 뒤늦게 나선 이민 길이 고생길로 얼룩지면 어찌하겠는가.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동남아 이민에 나섰다가 되돌아가자고 밤마다 싸우는 부부 얘기는 결코 남의 일
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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