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끼리 스치면 계좌이체
“20만원만 빌려줘”
“응 알았어! 빨리 갖다 대”
직장인 이희진(33·여)씨는 최근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뒤차에 받히는 사고를 당했다. 이씨는 곧바로 차 글로브박스에 넣어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보험사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터치 한 번으로 사고 접수를 마쳤다. 보험사에 전화해 사고 경위와 잘잘못이나 현재 위치 등을 길게 설명하고 문의할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으로 곧장 사고를 접수시켰다. 또 GPS를 통해 긴급 출동 요청, 가까운 정비소·고객 창구·담당자 안내 정보까지 받았다. 이씨는 잠시 후 보험사의 긴급출동 담당 직원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새삼 느꼈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올해 상반기 기준 250만 명에 달하는 등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편리한 모바일 서비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덩달아 이들 스마트폰 이용자의 일상 생활이 큰 변화를 겪는 모습이다.
우선, 금융 거래에서 ‘편리함’을 넘어 ‘패러다임 변화’를 불러올 모바일 서비스가 시중은행에서 조만간 선보여질 전망이다. 복잡한 클릭이나 터치, 스크롤을 하지 않고 단지 스마트폰을 서로 맞대는 것만으로 계좌이체가 가능한 뱅킹 기술이다.
이 뱅킹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거래금액 30만원 이내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보안절차를 거친 뒤 자신이 송금할 금액을 입력하고, 입금받는 사람의 스마트폰에 살짝 접촉하는 것만으로 계좌이체 작업이 종료된다.
관련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하면 ‘스마트폰 키스’를 통해 아파트는 물론 자동차, 주식 등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수험생의 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교육 콘텐츠가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서비스에 장착되면서 학원에 가야 하는 부담이 줄고 있다. 수험생 사이에선 ‘노량진이나 신림동 학원가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국내 취업·직업 교육업체가 개발한 ‘스마트 패스원’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코드 하나로 강의, 문제, 해설, 법령, 판례 등 모든 콘텐츠 학습이 가능한 ‘패스코드’, 학원가 일대 제휴업체 할인 서비스인 ‘노량진 생활백서’ 등을 선보여 수험생 편의를 돕고 있다. 게다가 강의 내려받기 기능을 도입해 와이파이존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모바일 강의의 불편을 해소했다.
다음과 구글이 제공 중인 ‘모바일 음성검색 서비스’는 ‘검색에서 손을 해방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자판 입력 대신 음성으로 검색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시각·청각 장애인 등이 정보 획득에서 비장애인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게 하는 등 응용 가능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삶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변화에서 소외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아직까지 피처폰 사용자가 전체의 90%에 이르는 만큼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일반 휴대전화에서도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출처 : 메트로 신문 박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