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아이폰’ 이제 다 옛말

애플의 아이폰은 국내 휴대전화 및 통신 시장을 한 순간에 바꿔 놓은 스마트폰의 선구자이자 대명사다. 다른 휴대전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무선인터넷 속도와 부드러운 화면 터치감,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등으로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스마트폰 세상을 경험케 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폰보다 뛰어난 사양을 갖춘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어느새 구닥다리가 됐다. '스마트폰=아이폰'이라는 생각도 '꼭 아이폰이어야 할 필요있느냐'로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주로 이용하는 것은 인터넷 검색. 따라서 무선인터넷 접속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2년 전 아이폰은 어떤 스마트폰보다 빨랐다. 하지만 지금은 최신 스마트폰을 따라가지 못한다. 스카이의 기대작인 '베가 레이서'의 경우 3G망으로 모바일 네이버에 접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2~1.9초 사이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접속하는 것. 반면 아이폰4는 5~6초대로 3~4배 가량 느리다. 와이파이에서도 차이가 난다. SK텔레콤이 독점 공급하는 HTC의 센세이션은 모바일 네이버에서 뉴스페이지를 여는 데 2초대였지만 아이폰4는 3초대였다.

최신 스마트폰들이 속도가 빠른 것은 듀얼코어를 프로세서(CPU)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과 센세이션은 1.2GHz 듀얼코어, 베가 레이서는 1.5GHz 듀얼코어를 탑재했다. 아이폰4는 싱글코어로 인간의 뇌 역할을 하는 CPU가 최신 스마트폰보다 작으면서 속도에서 이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크기·무게도 아이폰 따라잡아

크기와 무게에서도 최신 스마트폰들이 아이폰보다 더 크고 가볍다. 아이폰4는 3.5인치인데 비해 갤럭시S2·베가 레이서·센세이션은 모두 4.3인치로 대화면이다. 더구나 무게도 갤럭시S2가 121g, 베가 레이서가 126.5g으로 137g인 아이폰4보다 가볍다. 10여g의 차이이지만 최신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가 아이폰4를 잡으면 무겁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스카이 관계자는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는 속도, 무게, 크기 등 모든 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었지만 지금은 기술적인 수준에서 거의 차이가 없거나 더 나아진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스마트폰들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아이폰만 고집하던 소비자들의 마음도 바뀌고 있다. 1~2년에 한두번은 휴대전화를 바꾸는 지모(40)씨는 "블랙베리를 쓰다가 터치형 스마트폰을 쓰고 싶어 갤럭시S2를 구입했다"며 "처음에는 아이폰을 염두에 뒀지만 막상 제품을 비교해보니 갤럭시S2도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