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으로 꼽혔던 의사 사회에 균열이 가고 있다. 경영난에 문을 닫는 병·의원들이 늘어나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은 채 돈벌이에 양심을 파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 허위로 건강보험 진료비를 청구했다가 적발되는 의사들이 매년 50%씩 늘고 있고, 불법인 사무장병원인 것을 알면서도 눈감고 근무하거나 이름뿐인 요양병원에 면허를 빌려주는 의사들도 있다. 과잉 공급에 따른 경쟁 격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병·의원 수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경기 침체로 ‘아파도 참는’ 환자들이 많아진데다 ‘박리다매’식 네트워크 병원의 확산으로 수익성까지 악화됐다. 특히 대형병원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의료 현장의 최일선인 동네의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퇴출되는 동네병원도 늘고 있다. 동네병원 개업 대비 폐업률은 2009년 74.9%에서 2013년 83.9%로 4년 새 9%포인트 올랐다. 동네병원 10곳이 문을 여는 동안 8곳은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 진료 및 의료 투자활성화 정책이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