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러기 아빠’

日은 부럽다고?

“조기유학 열풍이 한국 특유의 경쟁력”
요미우리ㆍ포스트 등 잇단 대서특필
과열경쟁 우려 등 국내 분위기와 대조

영어를 배우겠다며 아빠를 기러기로 남기고, 엄마손 잡고 줄줄이 이국땅으로 떠나는 한국 초등학생들이 일본 사람들의 눈에는 부럽게 보이는 모양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8일자 사회면에  한국의 교육 열풍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일본이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의 톱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어린 시절부터 치열하게 부딪치며 앞서 나갈 것을 강요받고, 그도 모자라 가족이 생이별하며 해외원정교육에 나서는 우리의 현실을 특유의 경쟁력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과도한 교육열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합당한 것인지, 아니면 전인교육을 외면한 빗나간 현상인지는 국내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일본의 유력신문이 한국교육찬가를 불러가며 바람직한 모델로 받아들일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무심코 넘길 일만은 아닌 듯하다.    

신문은 미국에 6개월간 유학을 다녀 온 후 학교 공부 외에 영어와 수학, 논술학원에 월 10만엔(약 138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일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이 수학분야 상위를 차지하고, 독해력에서는 2006년 1위에 올랐다고 언급하며 한국은 교육열이 높아 교육비의 가정지출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방과후 3시간 이상 공부하는 초등학생 비율이 도쿄는 15%인 데 반해 서울은 38%에 달했다는 조사자료와 함께 2008년 현재 한국 초ㆍ중ㆍ고생 가운데 해외 유학생은 2만7349명으로 학생 280명당 1명꼴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통계자체가 없다는 비교를 들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일본의 주간 ‘포스트’ 역시 최근호에서 미국 하버드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666명 가운데 일본인은 5명인 반면 한국은 42명, 중국은 36명, 싱가포르는 22명, 인도는 20명으로 일본인이 한국인의 8분의 1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교육계에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교육 찬양에 이어 ‘경제대국’ 일본마저 한국 교육을 본받자고 나서자 일단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의 장은숙 회장은 “미국이든 일본이든 한국 교육현실을 피상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한국 학생의 학습 만족도와 학업 흥미도는 거의 세계 꼴찌 수준인데 성적만 높게 나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장 회장은 “한국 학부모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아이 등을 떠밀다시피 하며 공부를 시키고, 이로 인해 일부 청소년이 스트레스에 눌려 자살까지 하는 게 정확한 우리의 교육 현실”이라면서 “선진국이 한국 교육을 따라하다가는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처 : 데일리 포커스 곽명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