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텃밭 빠르게 접수

‘女風은 太風’

올 사시 여성 합격자 42.12%…사상 처음 40% 돌파
행시ㆍ외시도 강세…출산ㆍ육아 제도적 뒷받침 시급

‘여풍(女風)’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여풍’ 현상이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행시ㆍ외시ㆍ사시 등 남성들의 텃밭이었던 ‘3대 고시’를 여성들이 장악해가는 속도는 놀랄 만큼 빠르다.

법무부가 27일 발표한 사법고시 2차 합격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다. 제52회 사법시험 2차 합격자 800명 가운데 여성 합격자는 337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42.12%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인 지난 2008년 2차 시험 합격률 38.21%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여성 합격자가 4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5년간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06년 37.62%, 2007년 35.12%, 2008년 38.21%, 2009년 35.28% 등으로 35% 안팎이었다. 올해 2차 시험 커트라인은 총점 340.22점(평균 45.36점)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다음달 17일부터 20일까지 사법연수원에서 치러지는 3차 시험이 남아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미 여풍의 조짐은 지난 6월 외무고시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2010년도 외무고시에서 최종합격자 35명 중 21명이 여성합격자로 전체 합격자의 6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48.8%보다 11.2%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2007년 이후 다소 주춤했던 여풍의 재현을 알리는 시그널이었다. 외무고시 여성합격률은 2007년 67.7%, 2008년 65.7%, 2009년 48.8%였다. 특히 최고득점의 영예를 여성인 김현주씨가 차지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14일 발표된 행정고시 2차 시험결과에서도 여성은 강세였다. 여성 합격자는 320명 중 143명으로 전체 44.7%를 차지하며 지난해 42.8%에 비해 1.9%포인트 상승했다.

일반행정에서 합격자 131명 중 55%(72명), 국제통상에서 23명 중 82.6%(19명), 교육행정에서 6명 중 83.3%(5명)를 차지하는 등 주요 직렬에서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권위주의적이고 남성중심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조직과 법조계 등에 여성합격자 비율이 증가하면서 양성평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고체계가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여성이 출산ㆍ육아 등으로 고위공직에 오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이들의 활약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데일리 포커스 김지혜기자]